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안산올림픽기념관. 이 임시 합동분향소에서는 23일 오전 9시부터 헌화, 분향할 수 있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안산올림픽기념관. 이 임시 합동분향소에서는 23일 오전 9시부터 헌화, 분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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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또 대형 사고가 났다. 그리고 똑같은 장면이 재현됐다. 비극을 상품화하는 수준 낮은 언론 보도, 마녀사냥식 책임자 색출을 하면서도 재난 대응에는 무능력을 드러내는 국가 시스템, 국민의 안전보다 자신의 지지율을 더 중요시 여기며 책임은 모두 아랫사람에게 미루는 유체이탈 정치인, 사고 소식을 접하고 비통해하지만 곧 잊어버리는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 국민의 자화상이 그대로 다시 한 번 노출됐다.

사고로부터 안전하지 않고 재난대응 시스템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복지국가는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아직 복지국가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 점을 간과한 채 이른바 한국형 복지국가 구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진정으로 그러한 논의의 지평을 넓힐 때다.

복지국가를 ‘도덕 불감증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른바 복지 급여를 퍼주기만 하는 비효율적 국가’로 매도하는 힘 있는 세력들이 있다. 그러나 복지국가는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와 경제체제로서 자본주의가 조화를 이루어 ‘시장경제 체제에서 공정한 경쟁을 해서 얻은 열매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재분배하는 국가 체제’다. 이때 재분배 수단이 소득보장, 의료보장, 주거보장, 취업지원, (대인)사회서비스다. 경쟁에서의 성패가 완전히 개인 책임이라면 재분배는 필요없다. 그러나 경쟁 자체가 공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설혹 경쟁 자체가 상당 수준 공정했다 하더라도 경쟁의 승자로서 내가 존재하려면 패자로서 타자도 존재해야만 한다. 그래서 패자의 존재 자체에 대한 배려와 책임의식을 승자는 가져야 한다. 이를 ‘실존적 책임 의식’이라 한다. 실존적 책임 의식을 토대로 사회연대도 생겨난다.

전통적 복지국가는 패자가 갖는 결핍(빈곤·무지·나태·불결·질병, William Beveridge)을 개인적 차원의 실존적 책임의식과 사회적 차원의 연대를 토대로 채워주기 위해 탄생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패자의 결핍을 개인의 결핍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위험의 결과로 보는 것이다. 사회적 위험은 노령·질병·사고·장애 등의 귀책 사유가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에 있다고 보는 개념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전통적 복지국가는 상징적으로 볼 때 “사회적 위험으로 인해 나는 배가 고프다”에 대응하는 체제였다.

그런데 지난 20여 년간 복지국가를 둘러싼 환경 변화로서 신사회적 위험, 위험사회, 글로벌 위험사회 등은 패자의 결핍 상황에서 더 나아가 ‘위험 자체를 예방하거나 소멸하는 과제’를 복지국가에 안겨다 주었다. 향후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과제를 “발생 가능한 모든 위험 때문에 나는 무섭다”에 대응하는 체제 구축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위험으로 생기는 연대’가 지속가능 복지국가의 중요한 이념적 토대가 된다. 그래서 복지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국가들은 대형 사고를 100% 예방하지는 못해도 사고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국가 재난대응 체계와 사고 피해를 민간 보상뿐 아니라 국가 보상으로 도와주는 사회보장제도를 제대로 갖추고 운영하고 있다. 작은 교통사고의 원인과 결과도 불평등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모든 가능한 위험에 대해 예방부터 발생 후 조치까지 국가가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지속가능 복지국가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상황은 어떠한가? 안전 불감증, 자본의 탐욕, 대중의 건망증, 책임지지 않는 지도자, 무능력한 국가 재난대응 체계가 ‘사고의 구조화’를 낳고 있다. 행정안전부 간판을 안전행정부로 바꾼 정치쇼와 무관하게 세월호 침몰과 같은 대형 사고가 재현될 수 있는 구조를 대한민국 사회는 갖고 있다. 이번 사고를 ‘국민의 온정, 자원봉사 물결, 부도덕한 선장과 회사, 절망하는 유가족’의 모습으로 덧칠해서 언론의 선정성, 국가의 무능력, 정치 지도자의 위선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복지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모습은 언감생심으로 남을 것이다. 사고의 프롤레타리아트…. 사고는 불평등하게 당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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