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성·가족 관련 법과 제도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이제는 법·제도와 현실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실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 현장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여성·가족 정책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경력단절 방지와 일·가정 양립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과 맞벌이 부부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일·가정 양립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됐다. 더욱이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가시화됨에 따라 보육과 가족 돌봄 등에 대한 정책 마련도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성·가족 정책도 많은 개선 노력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 2007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법’ 개정, 2008년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제정 등은 여성·가족정책사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그런데 실제 여성들이 스스로 자신의 일상에서 큰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현실은 여전히 분발을 요한다. 2013년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률은 5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20대에 올랐던 여성 고용률이 30세와 35세 사이에 급격히 떨어지는 M자 모양을 이루고 있어서 여성 경력단절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결혼을 미루거나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경력단절 여성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성과 남성이 경험하는 사회문제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들에게 미칠 정책적 효과를 사전에 진단해 정책 성과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정책이 일자리 창출, 일·가정 양립, 복지, 사회통합 등 다양한 범주와 결합하고 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정책화시키고 확산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올해 추진 중인 여성 경력단절 방지 대책은 생애주기별로 촘촘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여성가족정책의 또 한 번의 도약이 기대된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결혼·임신·출산·양육 시기 노동시장을 떠나는 경력단절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이 생애주기별로 담겨 있다. 여성가족부만의 정책이 아닌 관계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임신과 출산기에 근로자의 모성을 보호하고 남녀 근로자의 육아휴직을 활성화하며 이에 장애가 되는 대체인력 활용을 위한 지원방안, 남성 육아휴직 활용 지원방안 등을 담고 있다. 또 보육과 돌봄서비스를 취업모(워킹맘) 친화적으로 개편하는 내용과 국공립 어린이집, 직장 어린이집 확충 방안이 마련됐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연근무제나 스마트 워크 촉진방안, 가족친화 인증제도 확산 등 일하는 방식과 문화 개선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국민이 공감하고 행복할 수 있는 정책,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 추진은 우리 여성·가족 정책 역시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창조경제, 여성의 사회·경제 참여 확대, 성평등 정책 추진, 미래여성인재 10만 양성, 실질적인 양성평등 사회 구현 등의 정책들도 국가 발전과 함께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16~2020), 제5차 여성정책기본계획(2018~2022),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과 국가 중장기 전략 추진에서도 여성·가족 정책이 보다 실질적이고 내실 있게 수립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공감하고 체감하는 여성·가족 정책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