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노바디전. 왼쪽부터 민영순 작가의 웨어링 히스토리, 윤진미 작가의 어 그룹 오브 식스티 세븐, 조숙진 작가의 프레임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노바디'전. 왼쪽부터 민영순 작가의 '웨어링 히스토리', 윤진미 작가의 '어 그룹 오브 식스티 세븐', 조숙진 작가의 '프레임즈'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타자’를 주제로 중견 여성 예술인 3인이 뭉쳤다.

3일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11일부터 5월 18일까지 서소문 본관에서 민영순(61), 윤진미(54), 조숙진(54) 등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 작가 3인의 ‘노바디(Nobody)’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어린 시절 해외로 이민을 갔거나 오랫동안 살았던 여성 작가 3인이 자신들의 삶을 바탕으로 소외되거나 타자화된 각종 경험을 말 그대로 어디에도 속할 수 없다는 ‘노바디’전에 투영하면서 기획됐다.

특히 여성 작가들 모두는 50~60대 중진 작가 반열에 오른 이들로 서울시립미술관의 세마(SeMA) 기획전의 하나로 세마골드로 명칭되며, 청년 작가들이 주축이 된 세마블루와, 원로 작가가 선보일 세마그린 등이 기획돼 있다.

민 작가는 한 살 때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 버클리 대학원을 졸업하고 휘트니미술관 독립연구과정 후 박사학위를 밟았으며 현재 어바인 주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집단과 개인문제, 문화적 정체성을 주요 작품에 담았으며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윤 작가는 8세 때 캐나다로 이민, 밴쿠버를 기반으로 에밀리카 대학, 콩고디아 대학원에서 수학한 뒤 현재 사이먼프레이저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품 활동으로는 후기 식민주의, 국가주의, 인종과 성에 대한 지배 담론을 비틀어 보이면서 67명의 이주노동자 얼굴로 만든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조 작가는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홍대 회화과를 졸업, 88년 도미해 프랫인스티튜트를 졸업한 뒤 현재 뉴욕에서 브라질, 스위스, 상하이 등을 오가며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업을 하고 있다. 작품의 주요 소재는 버려진 나무로 완전히 타자화된 나무를 이용해 죽음과 부재의 오브제를 표현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오랫동안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느낀 소수 인종으로서의 경험, 이민 2세대로서의 정체성 혼란 경험 등을 통해 큰 범위에서 인종과 성에 대한 도전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서울 역시 수많은 이민자들과 고향을 떠난 이들이 뒤섞인 이국의 땅이 되어간다”며 “타국이라는 이질적 문화의 접점에서 2030여 년간 자신의 작업세계를 구축해오기까지 민영순, 윤진미, 조숙진 3인의 여성 예술가의 작업 여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들이 가진 이방인, 소수자, 여성, 타자의 시각으로 한국 사회의 일면을 되돌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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