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중국 제품을 쓰지 않고 얼마나 생활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는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서 중국이 세계인의 생활을 지배하는구나 싶었다. 이제는 한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과연 얼마나 세계인이 생활할 수 있을까가 궁금해지는 시대가 됐다.

유럽 어느 나라를 가도 우리의 손으로 만든 제품 아니면 우리가 디자인하고 외국에서 조립하는 현지 제품들이 즐비하다. 세계 대도시들의 가전제품 유통시장에 가면 제일 눈에 띄는 곳에 한국 제품이 전시돼 있다. 세계인의 부엌과 거실을 한국의 혁신적 제품이 속속 차지하고 있다.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해외 공연이 있을 때면 공항부터 마비된다. 1950년대부터 60~70년대를 살아온 세대들은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 아바 같은 세계적 가수나 그룹들이 누린 인기를 한국의 아이돌들이 그대로 누리고 있다. 마니아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 그룹이 많고, 일부 연령층만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1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세대가 좋아한다.

한글과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세계의 한글학교는 교실이 모자랄 정도로 학생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동기는 단순히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은 학생들부터 한국어를 배워 한국 기업에 취직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 한국의 드라마를 한국어로 보고 싶어 하는 어른까지 참으로 다양하고 폭이 넓다.

한국의 위상을 나타내는 또 다른 특징은 해외에서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을 가르치는 대학 강단에서도 발견된다.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 국제 원조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선진국들이 100년, 200년 걸린 경제화와 민주화를 50년이라는 짧은 기간 달성했기에 더욱 경이적이고,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할 수 있었기에 그 성취는 더욱 빛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게 빠르게, 모든 것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세계의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을 배우러 들어오고 있는 현상이 전혀 생소하지 않은 이유다.

한국의 여러 대학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의 관료들을 초청해 한국의 발전모델, 민주화 경험, 기술 축적과 혁신 사례, 농촌 마을 근대화와 의식개혁 등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발전 모델은 한류의 중요한 콘텐츠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역동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정치발전, 노사, 지역 균등 발전 모델 등을 찾기 위해 독일 모델, 북유럽 모델, 네덜란드 모델, 영미 모델 등 밖에서만 발전 모델을 찾으려 한다. 왜 그럴까?

모든 사회 발전은 문제점을 동반한다. 물질화와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개인의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개인주의, 폐쇄주의, 갈등과 반목은 늘어났다. 나만의 성공과 행복이 인생 최대의 목표가 되고, 경쟁을 통한 생존은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사회현상에 우리는 노출돼 있다. 빨리 발전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성취하다보니 주변의 이웃, 동료, 사회적 약자를 한 번 더 신경 쓰고 둘러볼 여유를 갖지 못했다. 내가 승리에 도취돼 있을 때 패배에서 신음하고 슬퍼하는 경쟁자, 탈락자의 아픔을 애써 외면했다. 새해에는 우리가 함께 성취한 긍정의 힘을 믿고 질서와 책임 속에서 배려와 포용으로 발전해가는 한국적 경제모델, 민주주의 모델을 더욱 다듬고 심화시켜 세계의 국가발전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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