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즐겁게, 자주 하는 부부가 위기에 견디는 힘 강해

2014년 1월이 쏜살같이 지나고도 벌써 보름이 가까워온다. ‘새해가 밝았다’라고 쓰려니 구태의연한 시작이 아닌가 싶다. 어쨌건 새해가 밝았고, 그 새해는 ‘말의 해’ 혹은 ‘청마의 해’다.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새로운 의미를 붙이고 싶어 한다. 그래도 까맣다 못해 푸른 빛이 도는 말의 해라니 마음이 설렌다.

새해 첫날 뉴스에서 들은 소식은 아이러니하게도 “말띠 해에 낳은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나 그렇지 않다”는 앵커의 옛말 같은 이야기다. 시대가 어떠한데 팔자 타령을 하고 있나! 요즘은 팔자가 약한 것보단 센 것이 더 좋은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어쨌거나 ‘말의 해’라니 필자도 ‘말(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소원이나 기대를 가슴에 품는데 성 전문가인 내가 기대하는 사회 변화는 ‘사라졌으면 하는 두 가지 농담’에 대한 것이다. 하나는 ‘가족끼리 어떻게 그것을 합니까?’이고 나머지 하나는 ‘요새 애인 없으면 바보’라는 말이다.

눈치챘겠지만 첫 번째는 부부관계에 대한 것이다. 가족끼리, 아니 부부끼리 성관계를 안 하면 그럼 누구랑 하겠다는 것인지 한 걸음만 더 들어가면 어색한 웃음을 짓게 될 이야기인데도 남자들은 아주 ‘쿨’한 척 말하곤 한다. 아마도 이 말 뜻은 너무 익숙해져서 신선한 끌림조차 없어진 부부끼리 무슨 성관계냐는 말이면서 부부 아닌 사람과의 성관계를 은연중 용인하는 위험한 말이다.

부부는 결혼 안에서 성관계를 하도록 인정받은 유일한 관계일 뿐 아니라 성관계를 통해 확실한 한 팀으로 끈끈하게 묶인다. 성관계는 단순히 몸의 감각만을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이 담긴 몸이 섞이는 관계다. 어쩌면 말로 하는 대화보다 더 친밀감을 높여준다. 상대를 더 잘 이해하게 하는 소통 방법이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고, 마음이 멀어지면 몸이 멀어진다. 부부가 사랑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은 이성에 대한 사랑을 배운다. 또 성관계를 즐겁게 자주 하는 부부는 위기가 와도 견디는 힘이 강하다. 이런 의미에서 새해부터는 ‘가족 아닌 사람과 그걸 하세요?’라는 농담을 나누었으면 한다.

두 번째는 결혼한 이들이 거의 다 바깥에 애인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아래 하는 농담이다. 은연중 자신도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망언이고, 그러니 ‘너도 애인을 사귀라’는 불온한 부추김이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외도하는 남성이 28%, 여성이 19%라고 한다. 여성들은 성에 대한 설문조사에 10% 정도 거짓말을 한다니 거의 비슷한 숫자로 추정된다. 남녀가 사회적으로 비교적 평등해지면 외도율도 비슷해진다는데 아마 우리나라도 다르진 않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대담해진 세태로 본다면 우리나라 기혼 남녀의 외도율이 미국보다 더 높을지도 모르겠다.

기혼 남녀의 외도율이 높아지는 데는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가정 아닌 사회에서 다른 매력적인(?)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는 환경도 있지만, 무엇보다 TV 드라마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겨진다. 아침부터 채널을 돌리면 불륜남, 불륜녀에 심지어 본부인, 둘째 부인, 셋째 부인이 등장해 외국인 친구가 ‘한국은 축첩제도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아 당황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렇게 아침 드라마, 저녁 일일 드라마에 바람 피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 자칫 착각에 빠진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미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착각, 또 멋지고 아름다운 탤런트들의 외도를 보며 외도가 상당히 로맨틱할 거라는 착각이다.

하지만 외도를 하면 마음도 몸도 힘들게 된다. 오랜 상담 경험을 통해 볼 때 불륜이 진실한 사랑으로 귀결되기란 드물다. 뒤늦게 운명의 사랑을 만났다고 해도 아름다운 결말보다 결국 씁쓸한 후회와 파국으로 끝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또 거짓이 쌓이면서 마음이 불편해지고 비루해진다. 사람은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농담은 더 많지만 새해에는 이 두 가지만이라도 고쳐봤으면 한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의 힘은 강력한 힘을 가진다.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책이라는 ‘성경’의 첫 구절도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인 것을 보라. 그래서 소리내어 하는 ‘통성기도’가 기도발이 센지 모르겠으나 새해에는 긍정적인 말, 격려하는 말, 기분 좋은 말만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 부정적인 말, 남을 욕하는 말은 농담으로라도 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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