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잡겠다"며 성기 만지고 젖은 수건 채찍질에 쓰레기도 먹여
군 복무시절 후임병들을 상대로 성추행 및 가혹행위를 한 육군 예비역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2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홍진호)는 군 복무 당시 후임병을 수차례 성추행 및 가혹행위를 한 혐의(군형법상 가혹행위 및 추행 등)로 기소된 김모(22)씨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군 복무 당시 자신의 지위(계급)를 이용해 후임병을 성추행하고 의무없는 일과 가혹한 일을 하게 해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다만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 전원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2년 8월부터 12월까지 육군훈련소에 복무하며 5명의 후임병들을 상대로 성추행, 폭행, 가혹행위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구체적으로 김씨는 생활관(내부반)에서 후임병 A(19)씨의 활동복 바지 위로 수차례 성기를 만지고 다른 후임병들에게는 대학 전공 등을 몸으로 표현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임병들은 이에 건설공학, 컴퓨터 게임 스타크래프트 캐릭터인 히드라, 드라군 등을 몸으로 표현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폭행 등을 당하기도 했다.
생일인 후임병에게는 '생일빵' 명목으로 젖은 수건으로 채찍질을 하고 "군기를 잡겠다"고 주먹을 휘두르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더 나아가 김씨의 후임병 B(24)씨의 경우 취사장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음식물 쓰레기 배수로에 있던 닭고기를 강제로 먹게하고, 또다른 후임병 C(19)씨에게는 잠을 자지 못하게 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김씨가 '헌팅'을 통해 만난 여성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준강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모텔 폐쇄회로(CC)TV 녹화자료를 본 결과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김씨를 안는 모습, 술에 취하지 않은 듯한 모습 등이 확인됐다"며 "성관계 이후의 모습도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통상적인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