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탄생 이후 부행장·본부장 속속 등장
‘찻잔 속 태풍’ 되지 않으려면 정부 지원책 늘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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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권선주 기업은행장 이후 은행권에서 여성 임원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하나·외환 등 최근 임원 인사를 실시한 은행에서 여성 임원이 줄줄이 배출되며 은행권에서 부는 여풍은 어느새 태풍으로 거세질 기세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12월 29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동숙(53) 서초영업본부장을 영업지원본부 전무(부행장보)로 선임했다. 과거 론스타가 대주주였을 때 외부 출신 여성을 임원으로 선임한 사례를 제외하면, 은행 내부 출신 여성이 임원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여상 출신인 최 전무는 1979년 외환은행에 들어와 재직 기간 35년 중 24년을 영업점에서 근무한 ‘영업통’이다. 외환은행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친근감으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김덕자(54) 남부영업본부장과 천경미(52) 대전중앙영업본부장을 첫 여성 전무로 승진시켰다. 김덕자 전무는 부산여상 졸업 후 1978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이수교지점, 강남지점 등 지점장을 거쳐 이번에 금융소비자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천경미 전무는 대전여상을 졸업하고 1994년 충청은행에 입사했다. 관저동지점장을 거쳐 대전영업본부장을 맡게 됐다. 정현주(48) 서청담지점장도 임원급인 남부영업본부장으로 승진하며 총 3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신순철(53) 경기중부본부장을 첫 여성 부행장보로 선임했다. 1979년 대전여상을 졸업한 직후 조흥은행(2006년 신한은행과 합병)에 입행한 신 부행장보는 기업금융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은 “성과와 능력 위주의 원칙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경영진을 적극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구은행은 양현숙(53) 대구은행 PB센터장을 시너지영업추진단장으로 선임하면서 지방은행 최초로 여성 본부장을 배출했다. 농협은행도 임원은 아니지만 문갑석(53) 수탁업무부장을 첫 여성 본부부서장으로 발탁했다.

이처럼 권선주 은행장 탄생 이후 여성 임원의 승진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권 여성 임원 비중은 아직도 미미하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영주 민주당 의원이 조사한 내용을 보면 국내 시중은행 18곳의 전체 여성 임원 비율은 3.9%(2013년 2월 말 기준)에 그쳤다. 이마저도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면 여성 임원 비율은 0.5%로 떨어진다. 이는 일반 기업 여성 임원 비율(1.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연이은 여성 임원 발탁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여성임원 확대를 위한 법제도 방안’ 토론회에서 여성 임원이 적은 원인으로 여성의 경력단절과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제도의 실효성 부족을 꼽으며 여성 임원 할당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10년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한 프랑스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여성 임원 비율이 7.5%포인트가량 증가하는 등 확실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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