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일은 제17회 노인의 날이었다. 199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45차 유엔총회에서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결의하고 1991년 10월 1일 전 세계 유엔사무소에서 제1회 ‘세계 노인의 날’ 행사를 가졌다. 우리나라는 ‘세계 노인의 날’이 국군의 날이라 하루 뒤인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하고 1997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노인의 날’은 1999년까지 보건복지부가 주관했으나 정부 행사의 민간 이양 방침에 따라 2000년부터는 노인 관련 단체의 자율 행사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1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2%를 넘어섰고, 2015년이면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요즘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관련 공약 축소가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노인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 노인들은 격동의 현대사를 모두 거치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토대를 마련했고 자녀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헌신해 온 세대다.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가가 나서는 것은 지극히 마땅하다. 이와 동시에 노년기는 죽음을 향한 단계가 아닌,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시기로 그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 역시 중요하다.

지금 여러 노인복지 시설마다 노인들이 노후 준비와 그들이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예비 노년층의 사회활동 준비를 위한 ‘ABC’(Again, Begin Courageously-용기 있게 시작하라)와 ‘여행세상’(여성 노인의 사회참여를 통한 행복한 세상 만들기) 등으로 노인세대의 사회참여를 이끌어내는 활동들이다. 이밖에 ‘책 읽어주는 할머니’라는 동화 구연과 독서 감상 활동으로 시작해 어린이집에서 손자, 손녀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보따리’라는 자원봉사 동아리로 발전한 그룹도 있다. 유치원생이나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1, 3세대 통합 시간은 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시간에 노인들은 자신보다 아이들을 더 챙기고 아낌없이 주려고 하는 어른의 인자함과 너그러움을 보여주며 노인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노인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기쁨에 매일의 삶이 활기찬 생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노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더 많은 프로그램이 계속 개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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