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2개국 25작품 상영
토크쇼 ‘감독과의 대화’ ‘피움톡톡’ 눈길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기위해 기획된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이 오는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직면의 힘’이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핵심을 보자는 의미다. 이번 영화제에는 러시아, 스위스, 미국 등 전세계 12개국에서 출품된 영화 중 25개 작품이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몇몇 작품을 살펴보자.
푸시 라이엇 : 핑크 프레이어(러시아, 감독 마이크 러너, 막심 포즈도롭킨, 88분)
개막작 ‘푸시 라이엇 : 핑크 프레이어’는 지난해 모스크바 정교회 성당에서 반 푸틴 시위를 벌인 페미니스트 펑크락 그룹 ‘푸시 라이엇’의 실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다양한 색깔의 스키마스크에 형광색 레깅스를 입은 여성들이 성당 제단에서 “성모님, 여성을 축복하고, 푸틴을 거둬주소서”라고 외치며 공연을 펼친다. 1분 남짓한 공연이었지만 이들은 ‘종교적 증오를 기반으로 한 난동죄’라는 이유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작품은 올해 열린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다큐멘터리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금지된 목소리 :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들(스위스, 감독 바바라 밀러, 96분)
세계적인 파워블로거 요아니 산체스와 정 진얀, 파르나즈 세이피가 SNS를 통해 독재 권력에 맞서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이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쿠바와 중국, 그리고 이란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며 독재 타도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상영 후에는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가 진행하는 ‘SNS로 혁명을 일으키는 방법’에 관한 시네마톡이 열린다.
라즈 온 에어(한국, 감독 이옥섭, 31분)
실시간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BJ(Broadcasting Jockey)로 활동하고 있는 DJ 라즈의 일상을 담은 영화. '아프리카 TV'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트랜스젠더다. 방송을 하는 동안 게시판은 온갖 욕설과 외모에 대한 비난으로 도배되지만 그는 굴하지 않는다. 어떠한 욕도 웃음 지으며 시원한 트림 소리로 소화시킨다.
순결학개론(미국, 감독 테레즈 쉑터, 67분)
종교, 역사, 대중문화 속 여성의 ‘처녀성’ 혹은 ‘순결’에 의문을 제기한다. 의학적으로 의미 없을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정의도 없는 여성의 ‘처녀성’과 ‘순결’이 왜 가치 있게 여겨지는지 탐구해본다. 섹시해지되 순결은 지켜야 한다는 이중 잣대를 가진 이 사회에 반기를 드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취업을 앞둔 여고생 정혜의 일상과 일탈을 다룬 영화 ‘플라멩코 소녀’, 자본주의 사회의 미디어산업이 만들어 낸 소녀 이미지에 대한 고찰을 담은 ‘걸 파워’, 범죄자이지만 피해자이기도 한 교도소 내 여성 재소자들의 이야기 ‘회색 지대 : 철창 안의 페미니즘’, 여성도 남성도 아닌 간성인을 만나는 다큐멘터리 ‘두 개이지 않은 성’ 등이 주목할 만한다.
부대행사로는 감독과의 대화와 여성단체 활동가, 출연진이 함께 하는 토크쇼 ‘피움 톡톡’이 준비된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fiwom.org/fiw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156-5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