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레이스’
“당신이 ‘목구멍 깊숙이’를 볼 때마다, 당신은 내가 강간당하는 것을 보는 겁니다.”
포르노 배우 린다 러브레이스의 삶을 담은 영화 ‘러브레이스’(감독 롭 엡스타인, 제프리 프리드먼)가 17일 개봉한다. 영화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으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포르노 배우 역을 맡았다.
영화는 1972년 린다 러브레이스가 최초 극장 개봉 포르노인 ‘목구멍 깊숙이(Deep Throat)’로 데뷔하는 과정부터 2002년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았다. 19금 노출 연기로 화제가 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겉모습을 비슷하게 꾸미기보다는 린다 수전 보먼이라는 여성이 포르노 배우가 돼 겪은 고통과 번뇌를 이해하려 애썼다”고 말한다. 이 영화가 단순히 선정적인 오락영화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린다 러브레이스는 1980년 출간한 자서전 ‘시련’에서 당시 남편의 강압에 의해 포르노를 촬영했고 수익도 모두 빼앗겼다고 고백했다.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아무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성산업의 희생양임을 자처하며 반포르노 운동의 기수로 활약했지만 시골 편의점에서조차 취직을 거부당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리자 50대에 다시 누드 사진을 찍어 생계를 이어갔다.
20년간 파트너로 일하며 베를린국제영화제, 선댄스영화제 등 세계 영화제에서 13개의 상을 휩쓴 롭 엡스타인과 제프리 프리드먼 감독은 “린다 러브레이스의 삶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연출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는 고지식한 가정에서 자란 순수한 소녀였던 그가 성에 눈을 뜨는 과정이나 포르노 촬영 전후의 몇몇 에피소드에 주로 초점을 맞춰 아쉬움을 남긴다. 린다 러브레이스의 이야기를 다룬 다른 영화로는 2006년 개봉한 ‘인사이드 딥 스로트’가 있다. ‘러브레이스’와는 달리 다큐멘터리로서 린다 러브레이스와 ‘목구멍 깊숙이’를 사회적·정치적 관점에서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