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집단적 자위권 지지

미국이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을 공식 지지하고 나서 동북아 주변국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3일 도쿄에서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이 참석했다.

자위권은 자국이 공격받지 않아도 동맹국이 공격 받을 경우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국제법에 따라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을 갖지만 헌법상 행사할 수는 없다”는 헌법해석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고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는 한미 동맹과 포괄적으로 연관된 사안이다. 주일미군은 반도 전쟁 발발시 주한미군의 후방 기지 역할을 맡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성명에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재검토, 방위 예산 증액 및 신방위대강 작성, 국가안전보장회의 설치, 국가안보전략 수립 등 아베 신조 정권의 안보 강화 방안에 대해 “미국은 이러한 노력을 환영하며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는 문안이 포함됐다.

양국은 또 일본과 주변 지역에서 유사시 자위대와 미군의 역할 분담 등을 정한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 작업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방위협력지침 개정은 1997년 1차 개정 이후 16년 만이다.

아베 정권은 당초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범위를 4가지 특정 유형으로 제한하려다 최근 ‘지리적 관점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재산, 국익의 관점에서 검토하겠다’며 지역 제한 없이 행사겠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지역 제한 없이 허용될 경우 일본은 미국을 지원한다는 명목 아래 세계 3위의 막강한 군사력으로 세계 전역에서 무력을 휘두르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중국 등과의 갈등 심화가 예상됨도 미국이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함에 따라 아베 신조 정권의 군사대국화, 우경화 행보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