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축첩 논란에 여성들 불쾌감… “인권 무시한 지루하고 무책임한 막장 드라마”

채동욱 검찰총장이 10여 년의 혼외관계 속에서 11세 된 아들을 두었다는 조선일보의 9월 6일 보도 이후 거센 진실 공방 끝에 9월 30일 채 총장이 취임 180일 만에 퇴임했다. 동시에 혼외 아들 의혹을 보도했던 조선일보에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소송도 채 총장이 돌연 취소하면서 지난 한 달간 전국을 뒤흔든 지루한 공방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그동안 공중파 방송부터 각종 케이블 TV에 이르기까지, 중앙 언론매체부터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언론매체가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의 신상과 그가 언론사에 보낸 편지, 주변 인물들의 이런저런 증언 등을 앞다퉈 보도, 황색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의 진수를 보여주며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여야가 정치적 음모설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긴 했지만 여론의 촉각은 혼외자가 ‘있는가’ 혹은 ‘없는가’란 흑백논리에 온통 매몰돼 있었다.

10월 3일 현재 채 전 총장을 둘러싼 혼외자 논란은 일단 확연하게 수그러들었지만 그의 퇴임 직후 조선일보가 기다렸다는 듯이 터뜨린 한 여성의 폭로가 파문을 일으킨 만큼 어떤 계기로 언제 또 이 지루한 혼외자 정국이 재연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폭로 여성은 임씨 집에서 4년7개월간 가사도우미 생활을 한 경험을 들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실들을 열거했지만 이를 보도로 접한 일반인들은, 특히 여성들은 2013년 현재의 시곗바늘이 갑자기 축첩제도가 엄연했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시현상에 심한 불쾌감을 느껴야 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한국의 권력자 가운데 혼외자 논란에서 자유로울 인사가 얼마나 있을까, 회의적이다.

 

1960년 YWCA는 국회의원 중 축첩자가 많음을 확인하고 명동에서 축첩자의 국회 진출을 반대하는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시위는 흰 한복을 입은 여성 2000여 명이 참여한 사건이었다.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1960년 YWCA는 국회의원 중 축첩자가 많음을 확인하고 명동에서 축첩자의 국회 진출을 반대하는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시위는 흰 한복을 입은 여성 2000여 명이 참여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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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WCA
고 박정희 대통령이 권력자의 허리 아래는 논하지 말라고 했다지만, 역대 대통령들 대부분이 혼외자 논란에 휩싸였었다. 그 절정은 50대의 김모씨가 자신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친자라는 것을 확인해달라며 낸 인지청구소송에 대해 서울가정법원(가사4단독)이 “김씨를 김 전 대통령의 친생자로 인지한다”며 2011년 2월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사건이다. 최고 통치권자의 사정이 이럴진대 그 밑의 고위 관료들의 혼외자 루머는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제3공화국 최고의 섹스 스캔들로 번진 정인숙의 피살사건과 그가 남긴 혼외자 아들의 생부가 당시 총리였다는 루머부터 2011년 당시 이만희 환경부 장관의 친자확인 소송에 이르기까지. 물론 모든 정치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한국의 정치문화가 가부장적 마초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고, 권력이 얼마나 비인권적 토대와 지저분한 스캔들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임씨는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무시받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등의 표현을 빌려 한국에서 미혼모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토로했다. 유일한 바람이 “어려움 속에 혼자서 키운 제 아이가 충격 받거나 피해당하지 않고 남들처럼 잘 커가는 것 말고는 없다”고도 했다.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으론 채 전 총장이 ‘부끄럽지 않은 아빠와 남편’이었을 그의 아내와 딸이 겪을 고통의 무게도 임씨 못지않을 것이란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해일처럼 덮쳐온 혼외자 정국이 휴지기에 빠져든 지금, 임씨 모자와 채 전 총장 가족이 오롯한 희생자로 남았다. 정치권은 일말의 자성도 없이 또 다른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력은 비정하기 이를 데 없나보다.

문득 1960년 한복 차림의 여성 2000여 명이 “축첩자를 국회의원으로 뽑지 말자”며 명동 거리에서 대대적으로 벌인 YWCA의 시위가 떠오른다. 50여 년 후인 현재, 그러잖아도 갈 길 바쁜 여성운동계가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의 부적절한 관계까지 감시하고 개선을 촉구해야 할까. 혼외 관계든 혼외 관계가 아니든 어떤 식으로라도 치명적 타격을 입게 돼 있는 여성인권을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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