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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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남자의 몸을 기준으로 진단이 이루어지므로 여자의 몸은 적절

하게 치료받지 못하고, 정상적인 기분의 변화를 월경 주기나 여성호

르몬 탓이라 여겨온 것을 알고 있는지. 또는 뇌, 호르몬 등에서 여성

의 열등함이나 여성이 가진 심리적 문제를 발견하려 한 시도들이 과

학적으로 타당하지 못하고 남성 우월주의의 허술한 포장이었음을 아

는지.



이렇게 ‘중립성’ 혹은 ‘객관성’이란 이름을 걸고 ‘여성과 남

성은 같은가, 다른가, 누가 더 나은가’를 논쟁한 역사가 실은 고도

의 남성중심적 술책임을 조목조목 파헤친 책이 나왔다. 캐롤 타브리

스의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또 하나의 문

화, 1만2천원)가 바로 그것. 사회 심리학자인 지은이는 여자와 남자

를 비교할 때 언제나 남성이 기준이었음을 지적한다. 프로타고라스

가 명제로 내세운 ‘만물의 척도’ 는 남성이었으므로 ‘모든 인간

은 죽는다’고 했을 때 인간은 ‘남성’인 것이다. 여기서 오류가

발생한다. 여성인 ‘앨리스’는 인간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 결국 앨리스는 죽기도 하고 죽지 않기도 하는 이상한 입

장에 처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은이가 ‘여성이 더 낫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똑같은 자격을 가지고 있으니 똑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요구조차 실현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페미니즘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보기보다 그것에 매혹당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

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남자들이 가지게 된 것들을 획득하기 위

해 애써 온 여자들은 여성적 미덕을 찬양하고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

는 시도에서 큰 해방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페미니

즘의 장점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것은 심리적 위안이 아니

라 실제적 변화라는 시각에서 페미니즘을 비판한다. 남자들이 따먹

기 좋은 위치에 달린 포도를 먹기 위해 팔짝팔짝 뛰는 것도 딜레마

이지만, 그 포도는 실제로 신포도라 주장하는 페미니즘의 문제를 적

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책은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주장하는 소위 ‘과학’의 오류

를 지적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음을 증명한다

(‘남성 기준에 도달하기’). 그렇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지 않

은 이유를 밝히면서 남녀를 대립적으로 이분화하는 사고를 비판한다

(‘아름다운 영혼과 다른 목소리’). 또 여성과 남성이 똑같지도 않

음을 밝히고, 남녀가 다르면서도 평등할 수 있기 위해 실제적인 사

회변화가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여성의 몸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남성중심 사고, 여성을 걸핏하면 환자로 만드는 사

회적 질병의 본질, 여성을 왜곡하는 여러 가지 신화를 비판한다.



이러한 타브리스의 주장은 일견 양비론적 견해로 보일 수도 있다.

차이를 인정하면서 평등하기란 좀체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녀를 대립시켜 온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우리’의 관계, 일, 아

이들, 지구를 생각하자는 저자의 견해는 귀 기울여 봄 직하다. 이화

여대 대학원 여성학과 93·94학번이 모여 만든 페미니스트 그룹

‘히스테리아’가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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