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힐링 멘토’ 법륜 스님의 이해할 수 없는 ‘힐링’
[단독]‘힐링 멘토’ 법륜 스님의 이해할 수 없는 ‘힐링’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3.08.21 19:32
  • 수정 2013-08-2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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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찌검하는 남편에게 져주라니요?
여성폭력 특성 고려 없는 발언… 여성들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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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최근 ‘힐링 멘토’로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법륜(60) 스님의 ‘여성폭력’ 관련 발언이 회자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법륜스님의 희망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내용 중 가정폭력에 관련한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포털 사이트 다음 뷰에 이달 초 게시된 내용 중 남편의 폭력으로 고민하는 여성에게 법륜은 “고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아내가 남편에게 손찌검을 안 당하려면 말로 져버리면 된다” 등의 조언을 했다. 종교적인 포용이나 자비심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으나 가정폭력은 명백한 범죄이고 최근 죽음에까지 이르는 가정폭력이 빈번한 현실에서 폭력에 대한 방관이나 잘못된 대처 방안이 대중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달 2일에 게시된 내용에서 한 여성이 스님에게 “남편은 저에게 부정적인 표현을 잘 한다. 말끝마다 ‘인마’라고 하고, 화가 나면 ‘이 새끼’라고 손찌검을 하고 폭력도 쓴다. 아무리 사정해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어떻게 대해야 할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법륜은 “‘인마’나 ‘새끼’라고 부르는 걸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라. 웃으며 넘기라”며 심지어 다른 사람이 “당신 남편 왜 그리 욕을 많이 해요?”라고 물으면 “아이고, 우리 남편 18번이야, 우리 남편 매력이야”라고 받아넘기라고 말했다.

법륜은 또한 “남편이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가만히 있는데 와서 손찌검을 하지 않고 입씨름을 하다가 손찌검을 한다. 남편은 말로 안 되니까 힘으로라도 이기려고 손찌검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남편에게 져주라”면서 “남편이 오라고 하면 ‘예’ 하고 오고, 가라고 하면 ‘예’ 하고 가는 것부터 먼저 해보라. 그렇게 못 할 때는 ‘죄송합니다’ 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렇게까지 해서 살 것이 뭐 있나’라는 생각이 들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정리하면 된다”며 “그러지 않고 욕을 들어도 남편하고 집에 사는 편이 나으니까 사는 것, 자기가 좋아서 여기 사는 것, 마지못해 산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런 법륜의 발언에 대해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사무처장은 “‘손찌검’이라고 표현된 것은 분명한 폭력 상황이고 인권침해가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폭력 발생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가해자의 논리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 입씨름과 남성의 손찌검을 대등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법륜의 조언은 “폭력을 방치하는 것이며, 작은 폭력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개입이 전혀 없다가 결국 ‘죽거나 죽이거나’로 끝나는 폭력 상황이 빈번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좋아서 사는 것’이라는 말에 대해 “지속적인 폭력 피해자들의 심리적 상태나 안전망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적 상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법륜은 이 사례 외에도 남편의 술버릇으로 고민하는 여성에게 “남편이 술을 많이 마셔서 또 행패를 부릴 것 같으면 가족 모두 집을 나와 남편 눈에 띄지 않으면 된다” “남편이 어떤 행동을 하든 무슨 소리를 하든 더한 폭력을 막기 위해 남편의 비위를 맞추어주라”고도 조언했다.

일반 여성들도 법륜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원 박민경(33)씨는 “실망스럽다. 남편은 하나도 고치지 않고 여자에게만 고치라는 스님 답변에 대해 질문한 여성이 만족하지 못했을 것 같다. 법륜 스님이라면 남편에게 폭력을 고치라는 말을 해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혜(32)씨는 “어떤 이유에서도 때리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본지는 법륜스님과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평화재단측은 법륜스님이 필리핀 오지에서의 일정을 진행중이라 전화연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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