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대선 출마 저지 전쟁 선언한 ‘힐러리 프로젝트’
공식 출마 선언 전 때 이른 과열 양상에 경계의 목소리
2016년 미국 차기 대선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의 출마 저지를 목적으로 하는 ‘안티 힐러리’ 사이트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뺨을 때리는 내용의 플래시 게임이 등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클린턴 본인이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반대하는 민간 정치자금 단체 ‘슈퍼팩’(super-PAC)의 활동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슈퍼팩’이란 액수에 관계없이 합법적으로 무제한 모금이 가능한 민간 정치자금 단체. 캠프에 소속되지 않고 후보나 정당과 접촉이 금지된 채 외곽에서 지지활동을 벌이지만 모금액의 규모로 인해 최근 미국의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핵으로 떠올랐다.
부시 행정부 관료 출신으로 지난 공화당 선거캠프의 재정 자문이었던 크리스토퍼 M 마튼이 이끄는 ‘스톱 힐러리’라는 이름의 슈퍼팩이 제작한 웹사이트 ‘힐러리 프로젝트’는 힐러리 흠집내기에 앞장서는 대표적 사례다. ‘힐러리와 백악관 사이에 선 유일한 곳’이라는 모토를 내건 이 사이트는 ‘힐러리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과거 들추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 시비 등 부정적 내용을 선전함과 동시에 힐러리의 대선 출마 반대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서명운동 페이지에선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인을 사랑하는 자유주의를 위협하는 유일한 이름이고 좌익 진영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그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2000만 명의 서명을 모아 힐러리를 집에 머물게 만들자”고 서명을 촉구한다.
‘힐러리 프로젝트’가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최근 오픈한 게임 메뉴 때문. 버튼을 눌러 뺨을 때리는 ‘슬랩 힐러리’(Slap Hillery),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게 만들며 조롱하는 ‘댄싱 힐러리’(Dancing Hillary), 오바마와의 격투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트’(Street Fight) 등 세 가지의 게임이 출시된 상태다. 사이트 운영진은 ‘슬랩 힐러리’ 게임을 공개한 후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오늘 힐러리를 때려보았나요?’라는 메시지를 퍼뜨리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차기 대선이 3년이나 남았고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전에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레디 포 힐러리’라는 지지 웹사이트를, 반대 진영에서는 ‘힐러리 프로젝트’라는 안티 힐러리 웹사이트를 오픈하는 등 슈퍼팩을 중심으로 한 과열 선거운동이 일어나자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 여성계에서는 이번 ‘슬랩 힐러리’ 게임에 대해 ‘여성 폭력적’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여성뉴스 블로그 ‘페미니스팅’은 “남성우월적인 게임”이라며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이 사람들에게 여성의 뺨을 때리라고 공공연하게 부추기고 있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들이 지지하는 당이 여성폭력방지법(VAWA)을 반대한 곳”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