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제작하며 이주노동자 목소리 높여

미디어 통해 노동자에서 활동가로 변모
“농업노동, 출퇴근 시간도 없어요”

 

‘지구인의 정류장’이 제작한 영상 ‘일 많이! 월급 조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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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의 정류장

다세대주택 꼭대기 층의 문을 열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훅 뿜어져 나왔다. 조심스레 들어선 집 안 부엌에서는 대여섯 명의 캄보디아 여성들이 점심식사 준비에 분주했다. 거실에는 서너 명의 캄보디아 남성들이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면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벽에 붙어 있는 최저임금 표시나 노동자들의 사진이 없었다면 일반 외국인 가정집인 줄 알았을 것이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주택 골목에 위치한 이주노동자들의 쉼터 ‘지구인의 정류장’은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3개의 방과 널찍한 거실, 주방으로 이뤄진 이곳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상담소이자 미디어 교육장이다. 밤이 되면 20여 명의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생활하는 쉼터로 변한다. 남성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근처 다른 건물에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에 머무르는 대부분의 남녀 노동자들은 경기도와 충청도 등지에서 농업노동자로 일하다가 과도한 근로시간과 임금 체불, 폭행, 폭언, 성폭력까지 일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지구인의 정류장’에 찾아왔다. 고용주의 불법 행위를 처벌하거나 밀린 임금을 받고 다른 일자리를 구해 쉼터를 떠나기까지 평균 2개월가량 이곳 쉼터에서 머물게 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농업 분야 이주노동자 중에는 여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우스나 밭에서 하는 일이 주로 쪼그려 앉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여성 노동자들의 수요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노동환경이다. 공장노동자와는 달리 농업노동자들은 숙소가 따로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하는 하우스를 개조한 열악한 시설을 기숙사라고 내놓는가 하면 고용주의 집 방 한 칸을 여성 노동자들에게 내어주고 한 집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다.

사장 집에 같이 산다고 기숙 환경이 좋은 것은 아니다. 농업 특성상 노동시간이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고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일을 마친다는 일반적 생각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에게 작업 시간과 쉬는 시간의 구분이 모호하다. 한 집에 살 경우 농장일 뿐 아니라 집안일까지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10여 년간 이주노동자의 삶을 영상에 담아온 독립다큐 제작자인 김이찬씨가 2009년 만든 ‘지구인의 정류장’은 처음엔 이주노동자들의 미디어 교실이었다. 2010년 가을 경기도 양구에서 일하던 1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곳은 그들의 피난처이자 쉼터가 됐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있는 ‘지구인의 정류장’에서 생활하는 캄보디아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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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있는 ‘지구인의 정류장’에서 생활하는 캄보디아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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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의 정류장’이 복합 공간으로 변모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의 영상 창작 활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직접 자신의 노동 현실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내레이션을 넣는 등 편집을 거쳐 공개 상영하기까지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부당한 노동조건을 상담하러 온 이들에게 상담을 할 때도 폭력이나 폭언 등이 일어날 때 영상으로 증거를 찍어오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한 이주노동자는 한국인 고용주에게 맞아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면서도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폭력의 증거를 가져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이주노동자들이 기록한 부당한 노동 현장과 고용주를 상대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다큐로 만든 작품들을 상영하고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지구인의 정류장’ 최종만 사무국장은 “다큐 제작 과정을 통해 노동자들이 사회에 대한 발언을 많이 하면서 노동자에서 활동가로 정체성이 변해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만들어진 ‘일 많이! 월급 조금?’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소바나라와 뚜이라는 캄보디아 여성 2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2년 4월 농업노동자로 한국에 온 소바나라와 뚜이는 한국인 농장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쉬지도 못하고 일했지만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또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숙소에서는 남성 노동자 한 명과도 함께 지내야 했다. 사장은 근로계약서에 한 달에 이틀 쉴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쉬는 날을 마음대로 정하고, 이들의 숙소에 함부로 찾아와 샤워하는 중간에 빨리 나오라고 문을 발로 차는 등의 행동을 일삼았다.

소바나라와 뚜이는 이러한 부당한 노동 현실을 영상으로 고발했다. 영상에는 두 사람이 직접 증언하는 장면과 함께 김이찬 대표를 비롯해 동료들과 고용주를 찾아가 항의하고, 고용노동부 지청에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결국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농장으로 옮겨 일하고 있다. 소바나라와 뚜이는 영상에서 “한국 사람들이 사장님께 벌을 줬으면 좋겠어요.” “사장님들에게 외국인 노동자도 사람이라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마음 편하고, 안전하게 먹고 자면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호소했다.

최종만 국장은 “이러한 영상 작업이 다른 이주민들에게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통로가 된다”고 말했다. 이주민이 영상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는 이 영상 작업은 올해 이주민의 눈으로 보고 기록하는 한국인의 삶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주민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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