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원에 최중증 환자 입소하는데 돌봄인력은 최신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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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는 배우자나 가족을 돌보다 지쳐 자살하거나 환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치매 아내를 4년 동안 간병해 온 80대 노인이 아내를 태운 승용차를 저수지로 몰고 들어가 함께 숨졌다. 치매에 걸린 남편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할머니가 5월에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사건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매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6년 10만5000명에서 2011년 31만2000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성별로는 남성은 75~79세, 여성은 80~84세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2년 치매 유병률은 전체 노인의 9.18%인 54만1000명(남성 15만6000명, 여성 38만5000명)으로 추정된다. 치매 유병률은 65세 이상 전체 노인인구 중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남성보다 여성이 치매 위험이 높다. 특히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치매 환자들이 ‘치매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사각지대에 놓인 집단이다.

정부도 치매 조기진단과 예방을 위해 올해부터 제2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13~15년)을 시행하고 있다. 치매는 초기 단계에 발견하면 치료와 관리를 통해 중증도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이 가능해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금연과 절주, 활발한 사회활동,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해야 한다. 또 생선, 채소, 과일, 우유 등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제때에, 골고루, 적당히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치매는 문제 증상이 백양백색이고, 돌봄 방식도 환자의 성격이나 환경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개별적 돌봄이 세계적 흐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지원 정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성희 청암노인요양원장은 “치매는 길게는 20년간 고통받는 질병인데 노인요양원에 입소하기까지 선택할 복지 서비스가 태부족하다. 방문요양서비스, 주단기보호서비스 정도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이 달라야 한다. 예컨대 뇌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돌봄정책이 달라야 한다. 그런데 요양시설에 의식 상태가 분명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가 뒤섞여 있다. 시설이 아직 전문화돼 있지 않고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돌봄 교육을 제대로 받은 인력도 없고, 주단기보호센터는 운영조차 어려운 곳이 많다. 병원에서도 퇴원을 종용하는 최중증 환자가 입소하는데 돌봄인력은 최신참이다. 인력난이 심각해 50대 이상의 요양보호사들이 너무 쉽게 진입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그 리스크를 시설 운영자가 떠안고 있다. 책임은 높아지는데 정부가 돌봄인력에 대한 투자를 안 한다. 예산이 더욱 많이 투여돼야 한다. 지금은 요양보호사 교육과정도 부족하고, 라이선스도 남발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인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치매 노인들이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는데 기초생활수급자는 전액 무료, 차상위계층은 50% 경감된다. 본인부담금이 부담스러워 활용하지 못하는 여성 노인들도 적지 않다. 지금보다 더욱 많은 치매 노인들이 경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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