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확대 해석 유감”, 새누리당 “국민에 대한 모욕”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귀태(鬼胎)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태어났다는 뜻이다.
11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을 언급하며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의 외할아버지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아베 총리와 비교하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의 후손이라고 간접적으로 표현헀다.
홍 원내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국정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낸 것에 반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정치적 공방에도 금도가 있다”며 “홍 원내대변인의 막말과 박 대통령에 대한 도가 넘는 비하발언은 대한민국과 전체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대변인의 발언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묻고 싶다. 당장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금도를 넘어선 민주당 의원의 막말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는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12일 귀태 발언과 관련해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및 관련 자료 예비열람을 위해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던 여야 열람위원단 회의가 취소됐다.
논란이 커지자 홍 원내대변인은 구두브리핑을 통해 “귀태 표현과 관련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 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