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해나는 작은 천사였다”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알려진 아기 천사 해나가 지난 7일 힘겨웠던 삶을 마감했다. 해나는 태어날 때부터 희귀병을 앓고 있었지만 작은 몸으로 삶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해나의 짧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35개월을 돌아보려 한다.
2010. 8 해나, 기적의 삶 시작
해나는 2010년 8월 22일 일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태어났다. 출생부터 ‘선천성 기관 무형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기도가 없이 태어나 숨을 쉴 수 없으므로 대부분 분만과 동시에 사망하는 병이다. 해나는 기적적으로 살아나 식도에 튜브를 연결해 숨을 쉬었고 음식물은 배에 구멍을 뚫어 위와 연결한 튜브로 섭취했다.
2010. 12 ‘린제이 손’, 해나에게 내민 구원의 손길
병원에서는 해나에게 두 달의 시한부 판정을 내렸고 부모 역시 어마어마한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서울대병원에서 간호사들을 교육하던 재미교포 ‘린제이 손’씨가 해나를 눈여겨보았고 미국에서 수술을 받아보자고 제안했다. 린제이 손씨는 미국으로 돌아가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파올로 마키아리니 박사에게 해나를 소개했다. 서울대병원후원회와 후원단체, 해나 아버지의 고향인 캐나다 등에서 해나의 수술비를 위한 성금을 모금했다. 해나의 인공기도를 만든 박사도 무료로 해나를 도왔다.
2011. 7 줄기세포 권위자 ‘파올로 마키아리니’ 박사, 인공기관지 이식 성공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공기관지 이식 수술에 성공한 이탈리아의 파올로 마키아리니 박사가 해나의 수술을 맡았다. 해나의 장기가 작아 인공기도 이식이 어려운 위험한 수술이었지만 12시간의 대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해나는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튜브를 빼고 숨을 쉬고 입으로 음식을 먹었다. 파올로 박사는 “경과가 좋으면 1년 정도 지난 후에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 6 상태 악화로 긴급 혈전 수술
상태가 호전되는 듯했던 해나는 뇌에 혈전이 생겨 지난 6월 25일 긴급 수술을 받았다. MBC 휴먼다큐를 제작한 유해진 PD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수술 이후에도 계속 피가 고여 뇌를 압박했고 해나의 폐가 워낙 약해져 있는 데다 출혈이 심해 하려던 처치를 못했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상황을 알렸다.
2013. 7 해나, 하늘로 돌아가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도 결국 해나는 7일, 35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해나 어머니는 "이제 주사도 검사도 수술도 튜브도 석션도 없는 곳에서 마음껏 숨 쉬며 자유로이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며 해나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최지우, 안선영 등 많은 스타들도 해나의 사망을 애도했고 누리꾼들도 “그 곳에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해나는 작은 천사였다”, “해나의 해맑은 웃음을 잊지 못할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