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창조경제”에 강한 공감대...내년 회의 개최지 프랑스 파리로 발표돼
70여 개 국 1000여 명의 여성 리더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던 ‘세계여성지도자회의’(Global Summit of Women, GSW)가 8일 저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막을 내렸다.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배경으로 시내 중심부에 자리 잡은 샹그리라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진행된 폐막식엔 여성들의 따뜻한 자매애와 여성 경제 세력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어우러졌다.
아이린 나티비다드 회장은 “여성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창조경제”란 주제에 맞춰 진행된 회의의 의미와 성과를 강조하며 행사를 적극 지원해준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 세계 각국의 참석자들, GSW 스텝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회의 공동 의장으로 폐막식 연설을 한 다틴 파듀카 세리 로스마 말레이시아 총리 부인은 “2014년 회의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는 깜작 발표를 해 행사장을 술렁이게 했다. 이어서 일단의 프랑스 대표단이 나와 내년 회의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나자 발로드-벨카셈 여성권익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각계 리더들의 환영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했다.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전개된 회의는 말레이시아 여왕이 주최한 왕궁에서의 저녁 식사와 송별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GSW 이사진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내년 파리 회의에 대해 “행사 내내 니꼴 브릭 프랑스 해외무역부 장관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파리 회의 유치에 프랑스아 올랑드 대통령이 적극 관심을 표했다는 말을 듣고 GSW의 위상을 실감했다”며 “프랑스가 문화적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인만큼 회의 주제는 ‘문화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여성들’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특히 폐막식에 앞서 40여 분 간 진행된 나티비다드 회장과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가 인드라 누이 펩시코 최고경영자가 여성 리더십에 관해 나눈 대화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누이 최고경영자는 인도 남부 출신으로 미국에 이민 간 부모들의 교육열과 한때 록 스타를 꿈꾸었던 십대 시절, 30년 전 시카고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과의 에피소드 등 개인사부터 펩시코의 복지 정책, 여성의 성공과 도전에 대한 소신 등을 진솔하게 얘기했다.
누이 최고경영자는 “내 삶의 우선순위는 첫째도 펩시코, 둘째도 펩시코, 셋째도 펩시코, 그 다음이 두 딸과 남편, 부모 순”이라며 일하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성공을 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따르는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주변 친척들도 이를 지원하는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혜택을 보았다며 여성들이 일· 가정 양립을 위해 가족제도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이어 그는 “이미 전 세계 대학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 상황에서 여성을 적극 활용하지 못한다면 사회 모든 분야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며 “여성들도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명확히 쓰고 말할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해 남성들과의 대화의 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하며 서로 (유리 천장을 뚫는) 파이프라인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