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와 사진 공개로 인한 주변의 비난에 자살
인터넷 발달로 사진 유포라는 성폭행의 새로운 양상
성폭행 피해자 향한 사회 시선 변화 촉구 여론 일어

캐나다의 17세 여고생이 집단 성폭행과 괴롭힘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가해 소년들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성폭행 장면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되면서 또 다른 고통을 안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당국의 수사에 대한 비난과 함께 성폭행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자 CNN 보도에 따르면 17세의 여고생 레타에 파슨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자살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일 만에 결국 숨을 거뒀다. 파슨스의 가족은 경찰 당국에 성폭행 사건 재수사를 촉구했고 경찰은 수사를 재개했으나 이미 늦은 조치였다.

파슨스는 15세였던 2011년 11월 친구 집에서 4명의 소년에게 성폭행 당했고 가해자들은 폭행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상에 퍼뜨렸다. 유출된 사진은 파슨스에게 이중의 고통이 됐다. 사진을 본 친구들은 사진이 성폭행 증거가 아니라 파슨스가 ‘창녀’라는 증거라며 비난했고, 그는 학교와 지역 사회에서 집단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다.

파슨스의 어머니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소년들은 15세 소녀를 성폭행한 일이 괜찮다고 생각했기에 사진을 배포하여 딸의 영혼을 망가뜨렸다”면서 “사법 시스템은 딸을 구하는 데 실패했다”며 분노했다.

비슷한 사건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9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3명의 16세 소년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15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피해자인 오드리 포트가 자살하고 8일 후의 일이었다. 포트 가족의 변호사는 “가족은 사랑하는 딸이 어린 나이에 목숨을 끊어야 했던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면밀한 조사를 거쳐 우리는 15살밖에 안 된 포드가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 사건 외에도 최근 오하이오주에서는 두 명의 10대 소년이 성폭행 후 사진을 배포한 죄로 기소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인터넷 뉴스 알터넷(ArterNet)은 일련의 사건들을 소개하며 최근 성폭행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성폭행 범죄가 그 자체에서 그치지 않고 사진과 영상을 남겨 이를 배포하는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사진 배포로 피해자의 인권이 보호되지 않고 학교와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또 다른 고통을 당하게 된 것이다. 알터넷은 “성폭행 피해를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성폭행 피해자를 비난하는 문화를 바꿔 성폭행을 수치로 느껴야 할 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라는 사실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래야 제2의 파슨스나 포트가 사회에서 고립되고 절망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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