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의 평등화장실법에 반발 점유허가 요청 제출
“여성 직원 적으니 남녀 화장실 동수는 경제적 낭비” 주장
미국 뉴욕 맨해튼의 59층짜리 건물의 소유주가 여성 화장실 개수를 적게 설치하는 것을 승인해 달라는 내용의 점유 허가 요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유는 이 빌딩의 4~7층을 사용하고 있는 일본 금융기업 ‘노무라증권’ 때문. 노무라증권은 전통적으로 여성 직원 비율이 25%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기업이 사용하는 층의 남녀 화장실 비율을 75 대 25로 설치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화장실 규정에 반대하기보다는 여성 채용 비율을 반성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는 ‘화장실평등법’을 통해 건물 내 남녀 화장실의 개수가 동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빌딩의 소유주는 요청서에서 “노무라증권은 25%의 여성 채용 비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남녀 화장실 개수를 동일하게 설치할 경우 대부분의 여자 화장실이 빌 것이며 경제적 손실이 야기된다”며 시의 화장실평등법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무라증권이 이 건물을 떠나게 되면 남녀 화장실의 개수를 평등하게 복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요청은 건물주에 의해 제기됐으나 사실상 노무라증권 측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읽히고 있다.
기숙사나 감옥과 같은 특별한 시설이 아닌 곳에서 뉴욕시의 화장실평등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화장실협회의 프로그램 매니저 로버트 브루베이커는 “여자 화장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 직원을 더 고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지 않냐”고 노무라증권의 처사를 비판하며 “미국 기업이라면 감히 이 같은 요청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