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정책발전과정연수’ 참여 해외 여성 공무원
개도국 공무원 16명 참여
인권 상황 객관적으로 알게 돼

 

‘인권정책발전과정연수’ 참여자들. (왼쪽부터 올가(몰도바), 이브리나(벨라루시), 아니타(아이티), 다쉬카(몽골), 미아티(아이티), 타티아나(벨라루시), 에밀리(케냐).
‘인권정책발전과정연수’ 참여자들. (왼쪽부터 올가(몰도바), 이브리나(벨라루시), 아니타(아이티), 다쉬카(몽골), 미아티(아이티), 타티아나(벨라루시), 에밀리(케냐).

한국의 인권 정책을 배우기 위해 8개국 16명의 외국 공무원이 서울을 찾았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이하 인권위)와 한국국제협력단(이사장 박대원· KOICA)은 2008년부터 개발도상국 공무원을 초청해 ‘인권정책발전과정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청된 공무원은 자국 정부기관에서 인권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재들로, 총 참여자 16명으로 그중 9명이 여성이다. 

이들은 연수기간 3주 동안 인권 일반론, 국가인권기구, 국제인권시스템 등에 대한 이론과 사례를 배운다. 체류기간 동안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경복궁 방문 등 문화 탐방 기회도 가진다. 지난 18일 연수 참가자 올가(몰도바), 이브리나(벨라루시), 아니타(아이티), 다쉬카(몽골), 미아티(아이티), 타티아나(벨라루시), 에밀리(케냐)를 만났다.

이들 국가의 인권 상황은 제각각이었다. 벨로루시엔 인권위가 없다. 그곳에서 이브리나는 “현재 벨로루시는 인권위 설립 계획이 있다”며 “한국 인권위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싶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케냐의 에밀리와 몽골의 다쉬카는 본국에 인권위가 있지만 세부 행동 강령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배우고 싶어 오게 됐다고 했다. 특히 다쉬카는 장애인 정책수립을 위한 실질적 도움을 얻고 싶다고 밝혔다.

연수는 교육과 현장견학으로 이뤄진다. 연수생들은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인 이화여대 박경서 석좌교수의 강의를 인상 깊게 들었다고 말했다. 벨로루시의 타티아나는 “그의 강의가 대부분 좋았지만 특히 ‘국가 인권위원회의 설립’에서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설명해줘 좋았다”며 “본국으로 돌아가 인권기구 설립 업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티 총리실에서 근무하는 미아티는 인상 깊은 강의로 한동대 원재천 교수의 ‘기업과 인권’을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은 이윤추구에만 급급하다”며 “강의를 들으며 기업이 노동자와 그들 가족 인권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본국에선 내로라하는 엘리트 공무원들로 대부분 정책 실무를 맡고 있다. 이번 연수에선 모두 ‘인권’ 교육을 받아야 하는 평등한 학생의 신분이다. 이는 모르거나 궁금한 점을 서로 물어보며 친분을 쌓기 편한 환경을 제공한다. 몰도바에서 온 올가는 “연수생들과 함께 각 국 상황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며 새로운 정보를 알게 돼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기회인만큼 남은기간에도 최선을 다해 연수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아티는 “아이티는 총리실 직원 4명 중 3명이 여성이고, 정부 고위직 중 40% 이상에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며 “본국에 있을 땐 몰랐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고위직 여성 공무원 비율이 높다는 걸 여기에 와서 알게됐다”며 웃었다. 또한 “아이티를 비롯해 이 연수에 참여한 국가엔 모두 여성인권을 위한 정부 활동을 독립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서 놀랐다”며 “이는 여전히 양성평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3주간 교육이 끝나면 연수생들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 해당 업무에 복귀한다. 이들은 이번 교육이 뜻 깊은 만큼 본국으로 돌아가 할 일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아니타는 이곳에서 받은 자료를 모국어로 번역해 다른 공무원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쉬카는 “인상 깊었던 ‘기업과 인권’ 강의를 칼럼 형식으로 써 언론에 기고하겠다”며 인권 전도사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오는 30일 남은 교육과정을 모두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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