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으로 저출산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민족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극단적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단기적으로 보면 큰 문제다. 무엇보다도 노동력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사회가 고령화돼 국가 재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무상보육을 비롯한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무상보육과 같은 직접적인 출산장려정책을 아무리 펼쳐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무상보육이 출산율 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무상보육만 하면 여성들이 아이를 잘 낳을 것이라는 생각은 참으로 근시안적 사고방식이다. 보육은 여성들이 직장에 가 있는 그 시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진짜 힘든 과정은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격무에 시달린 여성들은 집에 돌아오면 또 가사노동이 기다리고 있다. 남자들은 야근이나 회식 또는 친구들과의 술자리로 밤 11시나 12시에 집에 들어오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여성들은 힘든 몸을 채 쉬기도 전에 저녁 준비와 빨래, 온갖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챙겨야 한다. 그런 와중에 아이까지 보살펴야 한다면 인간으로서 참을 수 있는 한계를 종종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매우 가벼워 보이는 아기 젖병도 20~30분간 들고 있으면 팔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은 아픔이 느껴진다. 아이가 조금 크면 10kg은 나가는데 이런 아이가 울 때 달래느라 한 시간쯤 안고 있으면 정말 왜 내가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고 마음먹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아이 돌보랴 가사노동 하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데 곁에 있어줬으면 하는 남편은 야근이나 회식으로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면 둘째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달아나버리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은 그러므로 무상보육도 중요하고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온 가족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핵가족화가 되어 함께 키워줄 친척이나 이웃이 없다. 육아를 함께 할 유일한 가족이 남편뿐이다. 그러므로 사회 전체 시스템과 문화가 남편들이 직장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서 아내와 함께 자기 아이를 돌보고 키우고 가사노동도 함께 하도록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기업의 회계상 회식비를 없애는 것이다. 회식비를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대신 그 정도 예산을 가족보호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업의 회계 관련 법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남성들도 서구 남성들처럼 직장이 끝나기 무섭게 가정으로 달려가 가사노동과 육아를 함께 한다면, 우리 가정도 건강해지고, 저출산 문제도 해소되고, 온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회식비, 돈 들여 가정을 파탄내고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감히 주장하고자 한다. 서구사회처럼 저녁 7시면 모든 남편들이 집에 돌아와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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