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임선혜 “무대 위 매 순간을 즐긴답니다”
소프라노 임선혜 “무대 위 매 순간을 즐긴답니다”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2.11.16 10:28
  • 수정 2012-11-16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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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때 우연히 발탁… 유럽 고음악계의 프리마돈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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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성악가야말로 (모든 클래식 공연에서) 유일하게 관객과 눈을 마주치며 공연할 수 있는 예술가죠. 인간의 목소리야말로 관객과 가장 소통이 잘 되는 악기니까요. 그래서 전 공연 때마다 매 순간을 즐겨요!”

‘유럽 고(古)음악계의 프리마돈나’로 불리며 스스로도 소프라노로서 절정기를 달리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성악가 임선혜(36·사진). 10월 고양문화재단이 고양국제음악제를 겨냥해 자체 제작한 모차르트의 대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주인공 수잔나 역을 맡아 때론 그의 애칭 ‘아시아의 종달새’처럼 재기 발랄하게, 때론 ‘바로크 오페라의 (벨기에) 초콜릿’처럼 사랑에 빠진 여인 특유의 달콤함을 연기해내 찬사를 받았다. 가을이 끝나가는 10월의 어느 날 공연을 끝내고 독일 베를린으로 출국을 앞둔 그를 분당의 한적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열적이고 대담한 디자인의 스카프를 매치한 은행 빛 버버리 코트 차림의 그와 얘기를 나누며 클래식 음악계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을 확실히 체감했다. 길을 걸으면서도 셀카 찍기를 즐기고 전 세계 예술가들과 트위터도 열심히 하면서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고민한다는 그를 보면서 왠지 수녀원을 뛰쳐나온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주인공이 생각나 슬며시 웃음이 났다.

“편견이 있기에 도전할 가치도 있다”

2008년부터 국내 공연을 시작, 그 이듬해부터는 명동성당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희망나눔 콘서트’를 여는 등 재능 나눔에도 적극적인 그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지난해 방영된 KBS TV의 ‘글로벌 성공시대’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다. ‘유럽 바로크음악의 정상에 선 유일한 동양인’이란 타이틀을 얻기까지의 생생한 감동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대학(서울대 음대) 졸업 직후 독일 정부의 학술 교류처(DAAD) 장학금으로 카를스루에 국립음대에 유학하던 중 23세의 어린 나이에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통해 유럽 고음악계의 신데렐라로 발돋움하게 됐다. 가사도 다 모르면서 ‘모차르트 c단조 미사’의 대타 출연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 것이 그 시작이었다. 공연 장소인 브뤼셀행 기차를 타고 가는 7시간 동안 가사를 달달 외웠다. 이때 고음악계의 거장인 벨기에 출신 지휘자 필립 헤레베게를 만났고, 그로부터 ‘황금의 목소리’란 극찬을 받았다. 30세 때 만난 거장 르네 야콥스와의 인연은 그를 유럽 고음악계의 대표 소프라노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해주었다. 타고난 행운처럼 보이는 그의 스토리 뒤엔 “행운은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든다” “노력은 편견을 이긴다” 등의 그의 성공 메모가 있다. 좀 평범한 듯하지만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사실 당시는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었고 고음악에 대해서도 솔직히 잘 몰랐어요. 유학 가면서 오라토리오란 장르를 알게 돼 여기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고, 첫 학기에 바흐와 하이든 등의 작품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성악가로서의 점핑 계기를 만든 헤레베게와의 공연 성공 뒤엔 우연히 대학원 1학기 때 고음악에 대해 공부했던 것이 큰 힘이 됐죠.”

‘고음악’이란 장르가 낯설지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고음악의 분야엔 헨델, 바흐뿐만 아니라 모차르트까지도 포함된다. 그에 따르면, 50년 전부터 유럽에 불기 시작한 고음악 유행은 지금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소니 레코드사가 바흐의 칸타타 전체를 녹음할 정도로 고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음악’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바흐, 비발디 등 대가들의 작품을 그 시대 그 방식에 가장 가깝게 재현해내는 것을 말한다. 가령 스트링이 아닌 양 곱창 줄이나 원전 악기를 사용하는 식이다. 운명처럼 들어섰다지만 그가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끌어당기는 매력의 실체는 무엇일까.

“궁정의 살롱음악처럼 무대 위 싱어(singer)와 악기주자의 호흡이 잘 맞아 음악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동시에 소소한 소통도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데서 오는 기쁨 때문이죠. 즉흥 음악이 따라와줄 수 있는, 무대와 관객 사이의 가까워진 거리 덕분에 음량도 그만큼 정교해지죠. 고음악은 옛것을 가지고 하긴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했다는 면에서 음악계의 새로운 운동으로 보고 싶어요.”

그러나 그의 고음악계 입문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동양인의 외모를 하고 있었기에 종종 편견의 벽에 부닥치곤 했지만, 지금 그의 성장이 대변하듯 경쾌하게 뛰어넘었다.

“오히려 편견이 있어서 도전할 가치가 있었어요. 고음악계엔 아시아인이 없기에 내 얼굴만 보고 놀라고 의아해하곤 했어요. 한국인이 (고음악의 배경인) 기독교 문화를 알 수 있을까, 흉내만 잘 내는 음색은 아닐까, 끊임없이 의심하는 게 느껴졌어요. 동양인이 무표정하고 연기력이 없다는 선입관이 있어서 오디션에 합격하고도 연출자가 거부해 두 번이나 계약 파기를 당하기도 했어요. 이걸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화가 되면서 음악 공유의 폭이 넓어져 동서양의 갭이 좀 줄어들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론 음악적 소통과 실력이죠. 음악을 제대로 하고 동양인에게도 이런 음색의 매력이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목표죠.”

“성공한 성악가 뒤엔 ‘제3의 귀’ 있어”

그는 오페라 공연을 정말 즐긴다.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여기에 노래가 들어가 있어 종합예술의 최고봉”이라는 것이다. 의외로 그에겐 “노래에 살고 노래에 죽는” 그런 강박관념이 없었다.

“사실 성악을 안 했으면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굉장히 많았어요. 오페라를 좋아하는 것은, 이런 나의 조각조각 꿈을 한 무대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연극배우, 댄서 등 조금씩 잘하는 것을 다 한 데 모으는 거니까요.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어요. 레슨도 받지 않고, 게다가 인문고에서 학교 대표로 나가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막연히 주위 사람들도 성악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됐고, 스스로도 막연히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길일 것이란 생각은 했어요. 그러나 이 길이 아니어도 다른 것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은연중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음악적 재능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도 가족과 헤어져 집을 떠나 방랑적이고 불안정한 삶을 사는 것이 싫어 중도에 포기하거나 합창단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래서 “재능, 기질, 성격이 맞아야 오래 갈 수 있는 길”이라 말한다. 그도 지난해 독일 베를린 집에 머문 기간이 채 한 달도 안 된다. 집은 그에게 “가구가 있는 곳”이다.

“내 경우엔 어머니의 재능과 아버지의 성격을 물려받은 덕분에 계속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머니는 아마추어 성악가 출신으로 지금도 성당에서 성가대를 지휘하고 있어요. 작고하신 아버지는 워낙 사람들을 좋아하셨죠. 군공무원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초등학교만 해도 4곳을 다녔으니까요. 덕분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나 익숙해진 것들과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적응력도 길렀죠.”

그는 자신의 스승을 서슴없이 “음악의 어머니”라 불렀다. 바로 한국의 프리마돈나 1세대로 꼽히는 박노경 서울대 명예교수다.

 

2012 고양국제음악제에서 공연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역을 맡은 임선혜(왼쪽)씨.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http://lensbyluca.com/withdrawal/message/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dosage for cialis diabetes in males cialis prescription dosage
2012 고양국제음악제에서 공연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역을 맡은 임선혜(왼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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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문화재단 제공

“예술가에게 고독은 필요악”

“선생님은 리허설이나 외국 공연을 녹음해 보내드리면 내 시간에 맞추시려 한국 시간으로 새벽 6시에 전화를 주세요. 그러면서 ‘남들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넌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어’ 하시곤 하죠. 처음엔 너무 서운했어요, 유명한 거장들도 다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데… 그런데 조금 후 ‘얼마나 당신이 평가하신 게 정확하다고 확신이 드시면 그 새벽에 일어나 전화를 주실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겠어요? 또 ‘사람들이 저 사람보고 내 라이벌이라 하는데, 실력이 별로예요’ 하고 투정하면 ‘혼자 앞으로 외롭게 달리는 것보다 같이 응원해주며 달리면 너도 덜 외롭다’고 말씀하시죠. 그런 스승이 있다는 것이 내 음악적 삶에 정말 도움이 돼요.”

그는 말끝에 “노래하는 사람은 자기 귀로 노래를 듣는 게 한계가 있기에 ‘친절한 제3의 귀’가 필요하다”며 “제3의 귀가 좋은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현존 예술가 중 네덜란드 태생의 세계적 소프라노 엘리 아멜링과 스페인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를 존경한다.

“예술 가곡에 일가를 이룬 아멜링은 자신의 한계를 잘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면 제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안에서 전성기를 누린 사람인데, 한계를 안다는 것은 곧 그 한계를 시도해봤다는 얘기 아니겠어요? 영리하고 지혜로운 가수죠. 카레라스의 경우, 암 투병 후 재단을 만들어 1년에 한 번 갈라 콘서트를 열면서 그 수익금을 암 연구에 기부하는데, 음악가로서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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