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돼도 옛 틀 바꾸지 않으면 희망 없어”
“나는 무당파에 가까운 사람”
“21세기 패러다임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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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행정학자로 김대중 정부 당시 대통령직속 중앙인사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아 고위직 여성 공무원의 진출로를 터주었던 김광웅(71·사진) 명지전문대 총장이 대선 정국에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의 신간 ‘미즈 프레지던트(Ms. President)’의 부제는 바로 ‘왜 시대는 여성 리더를 원하는가’다. 책은 한창 갑론을박이 진행 중인 ‘여성 대통령론’과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겨냥한 듯 보이지만 실은 리더십에 집중해온 그의 오랜 고민이 정리된 결과물이다. 김한길, 박영선 의원 등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후원회장을 맡아왔고, 진보적인 시사정론지 ‘시사인’의 발행인도 역임한 그의 이력상 ‘박근혜=여성 대통령론’을 넘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여성의 국정 운영 리더십의 가능성을 조망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 한다. 스스로도 “어느 정당 편도 아니며 현재의 정당들에 실망한 것으로 치자면 무당파에 가깝다”고 말한다.

“여성 논리만 주장하는 여성 정치인은 싫다”

총장실에서 빨간빛 강렬한 책 표지에 어울리는 빨간색 스웨터 차림의 그와 나눈 얘기는 그만큼 문제적이었다. 그는 이번 신간에 훨씬 앞서 2004년 6월 열린 GS리더(Gender Sensitivity Leader) 포럼에서 ‘나는 여성 정치인이 싫다’는 제목의 강연을 한 바 있는데, 기자에게는 왠지 이번 책이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당시 그는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논리만 주장하는 정치인은 이 나라의 정치 발전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여성 정치인들은 모름지기 남성을 끌어안고 하나가 돼야 한다”는 말로 여성과 남성이란 특정 성을 넘어서는 포용의 정치를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이미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여성 대통령 시대를 열기 위해선 여성 총리가 먼저 탄생해야 한다”고도 전망한 바 있다.

책 제목 자체가 특정 후보 지지로 오해될 수도 있겠다는 지적에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당위성을 들었다.

“모든 것이 21세기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도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사회·문화 등 전반적으로 아직도 20세기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다른 중요한 것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여성’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전환이 가능할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을 떠나 머지않은 미래에 여성에게도 한번 국정 운영을 맡겨보자고 제의해 본 것이다. 앨빈 토플러도 ‘미래의 충격’ 출간 40주년을 기념한 발표에서 또 다른 미래 40년을 (조절과 공감의 시대에 더 걸맞은) ‘여성의 시대’라 단언하지 않았는가. 어쨌든 특정 여성 리더가 대통령이 되면 이를 기점으로 수많은 여성 지도자가 배출될 것이다.”

그는 “이번 대선도 옛 틀 속에 다가오고 있다”며 “누군 되고 누군 안 된다는 차원이 아니라 누가 되어도 사고의 틀을 바꾸지 않고는 나라에 희망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정부에 대한 불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정당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고,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바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라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현실성이 있는 대선주자 박근혜 후보에 대한 그의 평가는 무엇일까.

“20대에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 대신) 국모 역할을 한 것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사후 청와대에서 나와 다시 정치 입문을 하기 전까지 산 18년의 세월이다. 가깝다고 여겼던 이들에게 배신도 당하면서 철저히 고독 속에 산 모진 세월을 통해 쌓인 내공은 알아줄 만하지 않을까. 그래서 원칙주의도 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에 영어, 중국어, 불어 등 몇 개 언어에 능통해 글로벌 외교에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권력의 중심에 설 때 생겨날 수 있는 ‘가모장적’ 권위주의의 위험성도 지적하고 싶다. 이것이 가부장적 권력이나 권위주의 이상의 후유증이 없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연륜 깊은 행정학자인 그가 리더의 덕목으로 꼽는 것은 무엇일까. 희생정신과 신뢰감, 그리고 설득력이다. 이 맥락에서 리더는 굴곡진 삶의 역경을 이겨내고 엘리트 특유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지금 절실하게 요구되는 ‘화합의 칸타타’를 연주하기 위해 이는 동서양 리더들에게 다 해당된다는 얘기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역사적 인물 400명 중 75%가 결손가정에서 자라고 과잉 소유욕, 독재적 부모 등에게서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경력이 화려하고 전문가일수록 자기중심적이라 리더 자격이 없다. 역경 속에서 고뇌하고 쓰라린 경험을 해봐야 남과 세상을 이해하고 융합적 시각에 눈뜰 수 있다. 나보다 남, 남보다 우리 모두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다. 때문에 공공성은 리더십의 기본 중 기본이다.”

그는 대선 후보들이 예외 없이 “뭐든지 주겠다”는 식으로 공약을 남발하는 것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케네디나 오바마 대통령처럼 솔직하게 국민을 향해 “내가 부족한 부분을 같이 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약 남발은 긴 안목으로 봐도, 홍보 전략으로 봐도 바보스럽다는 것이 그의 냉소 어린 지적이다.

“박근혜의 18년 고독 과소평가 말아야”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도대체 뭘 보고 대통령을 뽑아야 하나. 역대 대통령들의 공약이 평균적으로 국회 통과 15% 남짓이라는 것이 공약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국민을 상대로 시험을 쳐서 100점 맞으려는 듯이 구름 잡는 얘기만 하니 그렇다. 후에 대통령이 되면 행정부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공약이 극히 제한적이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니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겠는가. 현실성 면에선 어느 후보나 공약 점수는 빵점이다.”

리더십과 관련해 그는 예나 지금이나 재미있는 시도를 종종 한다. 지난해 서울대 명예교수 시절엔 서울대 리더십센터 3주년을 기해 창작 뮤지컬 ‘대통령이 사라졌다’ 프로듀서를 맡아 몸소 학생들에게 ‘화합’의 리더십을 체감시켰다. 그가 2년여간 준비한 뮤지컬에선 “권력은 봉사이고 아름답다”는 신념을 가진 대통령이 휴가를 간 사이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었는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서울대 학생 30명이 공연에 참가해 관심을 모았다. 대통령을 소재로 하면서도 계급의식을 없애기 위해 주연과 조연의 비중을 같게 하고 출연 배우들의 등장 순서도 가나다 순으로 하여 경호원이 먼저 등장하게끔 구성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두뇌 융합 프로젝트’로 딴 예산으로 특별한 모험을 한 공연에서 몇 곡은 직접 자신이 가사를 쓰면서 정치철학을 설파하기도 했다. 이후 오랜만에 이번에도 작사를 해보았다.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여성 리더십 철학을 방증하듯 노래 제목도 ‘언니, 괜찮아(Sed Novis)’다. 10월의 어느 날 아침 식탁에서 불현듯 가사가 떠오른 노래는 “언닌 괜찮아~ 힘든 세상 여기까지 왔네~ (중략) 조금만 합치면 하나 돼~ 조금만 희생하면 더 큰 하나 돼 고른 세상 바른 내일 푸른 희망~” 등의 노랫말로 구성돼 있다. 가사를 보자마자 ‘잊혀진 계절’의 작곡가 이범희씨가 단박에 곡을 붙여왔다는 노래를 통해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국민 대통합과 양성평등의 정신”이라고 한다.

‘미즈 프레지던트’는 “세상을 아름답게 꾸밀 지도자와 평생 어려운 삶을 살다 가신 내 어머니”를 위해 쓰였다. 그의 어머니 박화규씨는 아버지가 5세 때 돌아가신 이후 그와 그의 누이를 헌신적으로 키워냈다. 고 이태영 박사의 후배로 이화여전 가사과 1기인 그의 어머니는 전형적인 신여성으로 월간지 기자로 활약했다. “어머님 때문에 여성들에게 더 깊은 관심을 쏟게 됐다”는 그는 “그나마 내가 여성 편견을 덜 가지고 살아온 것도 다 어머님 덕택”이라고 고백한다. 그의 여성 성찰이 여성 리더십의 미덕을 넘어 미래 ‘가모장 사회’의 시행착오까지 조목조목 짚어내 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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