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안철수에 집중… 말초적 이슈에 ‘여성’ 어젠다 묻힐라
선거전마다 어김없이 등장… 여성들 감시·연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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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DB
최근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일명 ‘목동 여자’와의 비밀 연애설을 제기하며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는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 사태가 사찰설로까지 번지며 정치권에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앞서 안 원장의 룸살롱 출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바 있다. 독주 중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일찌감치 홍역을 치렀다. 비박계 이재오 의원의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부터 경선에서 경쟁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박 후보를 간접 겨냥한 “결혼 안 한 것은 위선”, 그리고 모 월간지 인터뷰를 통한 YS 아들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의 사생아 가능성 제기,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의 박 후보에 대한 ‘그년’ 발언 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울 정도다.

정치학자들은 이토록 성(性)적 루머가 난무하며 이어지는 정치적 공방 탓에 본질이 흐려지고, 진실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유야무야 되면서 각 후보가 이미지 타격을 입는 것을 가장 큰 폐해로 꼽는다. 특히 이번 대선은 원칙과 도덕성을 강조하는 싱글 여성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야권에선 청렴한 이미지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와 잠재적 대선주자 안철수 원장이 경쟁하는 만큼 스캔들성 루머가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을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강도인데, 전문가들은 경쟁 구도가 치열할수록 ‘검증’이란 미명하에 온갖 구설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새누리당 경선 당시 예비후보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게 10대의 숨겨놓은 딸이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안 시장의 지지율이 미미했기에 이 이슈는 묻혀버렸다).

정치학자 김민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크고 작은 선거에 섹슈얼리티 이슈는 빠진 적이 없다”며 법무장관 출신의 프랑스 정치인 엘리자베스 귀구의 “선거전에서 ‘여성’은 일상 먹는 빵과도 같다”는 말을 인용했다. 여성이 후보로 등장하면 으레 첫 번째로 대두되는 것이 성적 공격이며, 동시에 이 ‘여성’ 이슈는 선거전에선 빠져서는 안 될 필요 불가결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우리의 선거 역사도 예외는 아니다. 가깝게는 2007년 경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겐 BBK 사건과 관련해 모 재미동포 여성 변호사와의 염문설이 제기됐고, 이 후보 자신도 상대 경쟁자인 박근혜 예비후보를 “결혼도 안 한 여자” “애도 낳아보지 못한 여자”라고 폄하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선거전에서 네거티브 마케팅의 가장 큰 조미료가 여자문제 등 섹스 스캔들”이라며 “국민이 기대를 걸었던 어떤 후보도 이 지저분한 스캔들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가능성 자체가 국민 정서 저변을 할퀴고, 이것은 결국 뿌리 깊은 정치 냉소와 혐오증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한다.

특히 이런저런 의혹 제기는 많은 데 비해 사실 추적과 검증은 허술해 일격에 그치는 효과를 고의적으로 노리는 정치권 분위기도 문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 과정을 통한 국민의 학습효과 측면에 주목한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차별적 관점에서의 여러 의문 제기를 통해 국민이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이를 통해 여성 정치인에 대한 편견을 상당 부분 씻어내고 남성 정치인과 동등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반면 왜곡된 성적 의혹은 후보의 성인지적 행보를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 여성정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학자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은 “마초적 남성 유권자의 경우, 남성 후보에게 제기된 섹스 스캔들에 대해서는 ‘그게 뭐 대수랴’ 하고 넘어가면서도 유독 여성 후보에 대해 엄격하게 이중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다”며 여성 후보의 경우 ‘여성’ 특유의 강점을 살린 행보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여성 안전권 대책이나 보육대책 등 시급한 중요 이슈들이 말초적 이슈에 가려서 묻힐 수 있다는 것. 필히 성 대결 구도로 갈 수밖에 없는 2012 대선, ‘여성’ 이슈가 각종 의혹에 묻히지 않고 부각될 수 있도록 여성들의 감시와 연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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