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장 여공의 삶으로 석사논문 쓴 신순애씨

지난 6월 12일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13세 여공의 삶’이라는 석사논문 한 편이 심사를 통과했다. 이 논문에는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일한 신순애(58·사진)씨의 삶이 담겨 있다.

신씨는 1966년 13세의 나이로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미싱사를 돕는 시다로 일을 시작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신씨는 1975년 ‘중등 수업 무료’라고 쓰인 팸플릿을 보고서 퇴근 후 ‘청계피복 노동교실’로 갔다. 그곳에서 전태일에 대해 듣고 노조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결혼 이후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해 2006년에는 성공회대에 입학했다.

사회학을 공부하며 70년대 평화시장을 다룬 책들을 접하게 된 신씨는 봉제공장 노동자에 대한 학계의 시선에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70년대 여성노동운동이 활발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어떤 학자가 ‘여성들에겐 돌아갈 집이 있고 결혼이라는 탈출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여공들은 대부분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진 가장들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하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글쓰기는 남의 옷을 입은 것 같아 불편하다”며 아직도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자신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같다며 미안해했다. 60·70년대 여공들의 삶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는 그는 “민주화가 됐지만 절름발이 성장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양극화가 심해져서 일부 계층만이 부를 독점하고 지금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가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