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부채비율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가계부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73%보다 높았다. 이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85%)과 비슷한 수준이며 그리스(61%)보다 20%포인트(p) 높은 수치다.

가계빚 증가 속도도 문제다. 2006년 이후 둔화되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0년 다시 높아져 전년 대비 2.4%p 오른 9.8%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중 그리스(12.1%), 터키(10.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대한상의는 “국내 가계부채는 규모나 증가 속도 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세계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국내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 가계부채가 경제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11년 기준 가계부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43%에 달하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구조를 고정금리 또는 장기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을 높여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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