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 전시관 효율적으로 보려면 미리 동선 짜야
스카이타워 아쿠아리움 등 인기관은 사전예약해야
여수엑스포의 주제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다. 단순한 기술 전시가 아닌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환경박람회로, 세계박람회 사상 최초로 ‘환경지침’을 제정하고 박람회장을 저탄소 녹색성장 견본 도시로 조성했다. 박람회장 주변 해역에 바다 숲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에너지 관련 체험 시설과 프로그램을 마련한 점도 자랑거리다.
여수엑스포는 이전의 엑스포와는 달리 전시관 이외의 볼거리도 풍성하다. 상설 공연팀 외에도 3개 광장에서 각국의 문화공연을 펼치는 초청 공연팀과 젊은이의 열기를 발산하는 유스퍼포먼스 페스티벌 등이 그것이다. 박람회 기간 매일 다른 나라를 만날 수 있는 ‘국가의 날’ 행사도 이색적이다. 104개 참가국들이 자국의 문화와 발전상을 소개하는데, 매일 의식행사와 공연이 열린다. 터키의 날(6월 21일)은 16세기 지중해를 장악한 유명 선장 바바로스의 일대기를 그린 현대무용 공연을 선보이고, 이스라엘의 날(7월 19일)에는 춤과 연극, 라이브 뮤직, 비디오 아트가 한데 어우러진 복합극 ‘쉐케탁(Sheketak)’을 볼 수 있다.
여수엑스포 행사장은 바다를 포함해 2.6㎢(80만 평)가 넘고 전시관만 해도 80개다. 따라서 미리 관람에 효율적인 동선을 짜고 전시관을 예약하는 준비는 필수다. 놓치면 후회할 여수엑스포의 명물들을 모았다.
◆스카이타워=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높이 67m의 파이프오르간 ‘스카이타워’는 사일로(버려진 시멘트 저장고)를 재활용한 것으로 친환경 박람회를 표방하는 여수엑스포의 상징물이다. 스카이타워 외부에 하프 형상으로 설치한 파이프오르간의 소리는 낮고 웅장해 반경 6㎞까지 울려 퍼진다.
◆아쿠아리움= 국내 최대의 수족관이다. 6030톤 수조에 300종(3만4000여 마리 이상)의 해양생물을 전시한다. 박람회 최고 인기인 만큼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흰고래(벨루가)를 비롯해 바이칼물범, 해룡 등 쉽게 보기 힘든 해양생물이 많다. 관람객들로 하여금 바닷속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국내 최초 360도 돔형 대형 수조도 있다.
◆빅오(Big-O)= 여수신항 엑스포장 앞바다의 방파제를 육지와 연결해 만든 해상공원으로 최첨단 과학과 기술이 결합한 최고의 볼거리다. 해상분수는 주간엔 음악에 맞춰 아름다운 분수쇼를 펼치며, 야간에는 워터 스크린이 되어 영상과 레이저를 이용한 홀로그램 영상쇼가 펼쳐진다.
◆대우조선해양로봇관= 후원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참여해 첨단 로봇을 정보기술과 화려한 영상, 다채로운 음향으로 엮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6.5m의 자이언츠 로봇 등 5가지 해양 로봇이 연출하는 심해관과 로봇축구·로봇합창 등은 특색 있는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한다.
◆엑스포디지털갤러리= 첨단 정보기술과 조명예술을 바탕으로 한 해양문화예술 갤러리다.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218m에 이르는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통해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문화공간이다.
◆주제관= 국내 최초로 바다를 매립하지 않고 바다에 파일을 박아 건립한 해상 건축물이다. 육지에서 보면 향유고래가 물 위로 솟구치는 모습이지만 바다에서 보면 섬과 아름다운 해안을 형상화해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여수엑스포는 8월 12일까지 열린다. 성인 기준으로 3만3000원의 요금을 내면 모든 전시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인기 전시관에는 사람이 많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기 때문에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하면 편리하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사이트(www.expo2012.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엑스포의 역사와 명암
12일 개막한 ‘2012여수세계박람회’는 국내에선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19년 만에 열리는 국제박람회다.
엑스포(EXPO)는 엑스포지션(Exposition)의 줄임말이다. 기원전 5세기 제국으로서 위세를 떨쳤던 페르시아왕국이 주최한 ‘부의 전시’가 효시로, 근대적 의미에서 최초의 엑스포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25개 국가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만국박람회다.
모든 엑스포가 거대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엑스포(등록 엑스포)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승인을 받아 비용을 참가국들이 분담하지만, 개최 연도 사이에 열리는 국제 엑스포(인정 엑스포)는 개최 측에서 모든 예산을 부담하기 때문에 적자 후유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파리의 에펠탑 등 상징적인 건축물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시설의 사후관리와 활용문제 때문에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 여수엑스포는 인정 엑스포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장사’를 잘해야 한다. 1993년 엑스포를 개최한 대전시가 지금까지도 부채와 부지 활용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