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 고등학교의 'Cross the Line' 프로그램 주목받아
캐나다의 고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독특한 학교 폭력 해결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문제를 느끼게 한다. 밴쿠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12학년 학생들로 이루어진 학교 폭력 모의법정이 열려 관심을 끌었다. 또 온타리오에 있는 고등학교는 지역 드라마 경연대회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학교폭력 영화를 제출해 상을 받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지난 4월 25일(수) 온타리오 주의 프레스톤(Preston)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매우 특별한 위크샵이 진행되었다. 워크샵을 진행한 필 보잇트(Boyte)씨는 “아이들에게 배려심을 갖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라고 법으로 제정할 수는 없다”며 워크숍의 취지를 말했다. 워크숍은 ‘크로스 더 라인’(Cross the Line) 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학생들을 체육관 한쪽에 모으고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만약 본인이 그 질문에 해당 될 경우 학생들에게 체육관 반대쪽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한다.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한 크로스 더 라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예민한 질문들로 넘어갔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는지, 식이장애를 앓은 적이 있는지 혹은 자살을 결심해 본적 있는지 등 심각한 질문들이 나왔고 그때마다 많은 학생들이 선을 넘어 체육관 반대쪽으로 이동했다. 끝으로 학교 폭력을 당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180명 중 20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자리를 이동했다. 그 순간 체육관에는 적막이 흘렀다. 선을 두고 나눠진 학생들은 말없이 서로 바라보기만 했다. “한 사람이 어떠한 상황을 겪고 있는지 알고 나면 그를 미워할 수 없다”고 보잇트씨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프로그램 도중 눈물을 보이는 학생도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주변 친구들의 속사정을 알게 되었고 숨겨두었던 진심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었다. 서로의 상처를 공감하며 이해심과 배려심을 키워나가게 된 것이다. 이 행사를 개최한 프레스톤 고등학교의 톰슨 교감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그럴때 학교 폭력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세익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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