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간 애인 전화 안 받아 닦달했더니 “친구 만났다” 거짓말
남한 남자 ‘세련’, 북한 남자 ‘솔직’…사기 결혼도 많아

 

왼쪽부터 자유북한방송 김하은 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박은아, 회사원 성미연씨가 지난 2월 29일 좌담회에 앞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도심 속 정취를 느끼고 있다.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왼쪽부터 자유북한방송 김하은 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박은아, 회사원 성미연씨가 지난 2월 29일 좌담회에 앞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도심 속 정취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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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탈북녀 신붓감이 인기다. 배려심이 뛰어나고 남자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지 않아 결혼 성사율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지난해 7~8월 북한 이탈 주민 829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탈북 후 결혼한 남성 중 10.2%가 남한 여성과 결혼한 반면 탈북 여성의 32.7%가 남한 남성과 결혼했다. 탈북 여성 4명이 지난 2월 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탈북 여성, 한국 남자를 말하다’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박은아(23), 자유북한방송 김하은(43) 기자, 회사원 성미연(32·가명), 대학원생 조서진(34·가명)씨가 참석했다. 한국 남성과 재혼한 김씨를 빼곤 셋 다 미혼이다. 

탈북녀가 신붓감으로 인기라고?

-탈북 과정은.

김하은(이하 김)=1999년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어요. 6년간 혼자 살다 식량 값 상승으로 살기 어려워 2004년 딸과 함께 두만강을 건넜어요. 중국에 머물다 2007년 입국했어요. 딸애가 고3이에요. 3년 전 한국 남성과 결혼했어요. 네 살 위인 남편도, 저도 재혼이에요.

성미연(이하 성)=2002년 혼자 탈북해 중국, 몽골을 거쳐 2008년 한국에 왔어요. 부모와 언니, 남동생은 다 북한에 있어요.

박은아(이하 박)=9살 때 엄마와 함께 탈북했어요. 아빠, 엄마가 이혼해 떨어져 살고 있었어요. 중국에 있을 당시 밀고로 세 차례 북송돼 노동단련대에 갇혀 있었어요. 2006년 엄마와 함께 한국에 왔어요.

조서진(이하 조)=1998년 가족이 함께 탈북해 중국에서 6년간 살다 2004년 한국에 왔어요.

-북한 여성 전문 결혼 컨설팅 업체가 여럿 있는데.

조=북한 여자는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고 남한 남자는 가입비가 1년에 800만원이더라고요. 진짜 기분 나빴어요. 결혼정보업체가 우리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농촌 총각·재혼남,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세요’라는 분위기였어요.

성=가입하라고 계속 전화가 와요. 지하철 탈 때 ‘남남북녀 결혼’이라고 쓰인 명함을 볼 때마다 떼버리고 싶어요. 북한 여자들을 허투루 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탈북녀들이 신붓감으로 인기라는데.

김=북한 여자들은 봉건사상이 남아 있어 시간 맞춰 따뜻한 밥상을 차려내요. 남편 공대를 잘하죠. 신랑감을 찾을 때도 연봉이나 학벌, 직업을 따지기보다 인성을 더 보는 경향이 있어요. 큰 재산은 없어도 현재 열심히 사는 사람을 원해요.

조=우리는 상처 받은 사람이잖아요. 남자 됨됨이를 보는 편이죠. 능력이 전혀 없어도 안 되지만….

-‘남남북녀’라는 말을 북한에서도 사용하나.

김=고향이 강원도인데 두 살 때부터 함북 청진에서만 30년 넘게 살았어요. 북한 여자는 자연 미인이 많아요. 한국 와 보니 남자들 잘 생겼던데요.

성=북한 남자들은 키가 작아요. 여자도 157㎝ 넘으면 큰 편이죠. 내 키가 160㎝인데 북한에선 큰 편에 속해요. 그런데 한국 오니까 키가 작은 축에 들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한국 남자들은 키가 정말 커요. 그게 제일 부럽지요.

박=중국 있을 때 조인성이 출연한 영화 ‘남남북녀’에서 그 말을 처음 들어봤어요. 한국 남자들은 피부 좋고 잘생겼지요.

매너 있지만 솔직하진 않더라

-개인적인 연애 경험을 들려달라.

박=한국 와서 대학 1학년 때 처음 한국 남자와 사귀었어요. 네 살 위의 오빠와 3년간 만났어요. 친절하고 매너 있었는데 북한에서 왔다니까 불쌍해서 동정한 것 같기도 했어요. 군대 가기 전 헤어졌죠. 지금 사귀는 친구는 한 살 아래 탈북자예요. 고향 친구는 솔직한 편이죠. 오빠는 숨기는 게 너무 많았어요. 예컨대 밤에 전화했다 안 받아서 다음날 물어보면 거짓말을 많이 했어요. 클럽에 가놓곤 동기들과 놀았다고 하고…. 나중에 다 들통 났죠.

성=지인 소개로 소개팅한 한국 남자를 딱 세 번 만났어요. 회사원인데 동석한 친누나가 한마디 하는 거예요. “우리 동생은 회사원인데 연봉이 5000만∼6000만원 선입니다.” 저는 돈 이야기를 싫어해요. 세 번 만나곤 끝냈죠. 북한 여자들이 못사는 나라에서 왔고, 남한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더군요. 한국 여자는 5000만원에 만족하고 북한 여자는 1000만원에 만족한다고 보는 게 싫더라고요. 한국에서 호강하며 자라선지 북한 여자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박=북한 여자들이 순수하고 순종적이라는 한국 남자들의 생각은 착각입니다. 다 똑같은 여자죠. 나중에 제가 의견을 다 이야기하니까 오빠가 많이 실망했나 봐요. 북한 여자니까 지고지순할 줄 알았는지(웃음)…. 지금 사귀는 남자 친구는 순진해요. 남한 친구들은 어릴 때 인터넷에 노출돼 ‘야동’을 많이 봐선지 밝히는 경향이 있어요. 예전 남자 친구도 은근히 스킨십을 요구했죠. 물론 한국 남자도 사람 나름이지요. 굳이 비교해서 일반화하면 그렇다는 얘기죠. 탈북자인 친구도 한국 남자를 사귀는데 성격이 솔직하고 너무나 잘해줘요.

김=결혼 전에 소개받은 한국 남자는 식당을 운영했어요. 남자답고 외모도 잘생겨서 마음에 들었어요. 북한에 200만원을 보내줘서 ‘센스쟁이’라고 느꼈지요. 두 달간 만났는데 사람이 변했어요. 식당일을 거들어줬는데 외래어를 못 알아들으니까 갑자기 화내면서 무시하는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헤어졌지요. 10년 만에 재혼한 분은 건설업을 하는데 부드러운 남자 스타일이에요.

-한국은 만혼화 추세가 뚜렷한데.

김=북한도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는 추세입니다. 결혼 안 하려는 여성들도 늘고 있어요. 경제난이 심해진 탓이죠. 우리 세대는 25세가 적령기였어요. 1990년대 초반까진 노처녀가 드물었지요. 북한은 중매결혼이 많아요. 연애결혼 해 잘사는 가정이 드문 편이죠. 옛날에는 교사나 사무직 여자가 인기였는데 최근엔 장사 잘 하는 여자가 일등 신붓감이에요. 처갓집 재산이 있어도 여자가 생활력이 강하지 않으면 선호하지 않아요. 식량난 때문에 세상이 바뀌었어요. 아니면 생명줄이 끊기니까.

-한국 남자에게 당하는 북한 여자들도 있는데.

성=심지어 집까지 빼가는 남자들도 있지요. 제가 2008년 하나원에서 교육받을 때 선생님들이 “나가서 아무 남자나 만나지 말고 조심하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북한 여자들이 능력 없는 한국 남자를 만나는 경우가 많아요. 신용불량자인지 모른 채 사기결혼 당하기도 해요.

김=탈북 과정에서 고생하고 정에 굶주려 있다 남자가 잘해주니까 아예 믿어버리는 거죠.

조=친구 두 명이 한국 남자와 결혼했다가 둘 다 한 달 만에 이혼했어요. 남원 쪽에 시집간 친구는 소개해준 사람이 10억원 있다고 한 거예요. 소 키우는 농장을 운영한다면서요. 남자가 못생기고 키는 조그맣고 시골에 살았어요. 이 친구는 홀로 남한에 와서 버티니까 외롭고 힘든 처지였어요. 남자가 24평짜리 아파트를 샀는데 실은 다 대출금이었죠.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생활하는데 생활비가 없는 거예요. 10억원 있다는 말이 사기였던 거죠.

성=솔직히 10억원 있는 남자가 뭐가 모자라 북한 여자와 살겠어요. 주변의 언니가 한국 남자와 결혼했는데 차량을 여자 명의로 뺀 거예요. 북한 여자는 빚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자기 명의로 하니까 좋아한 거죠. 자가용도 여자 명의로 뺐어요. 훗날 싸움이 일어나서 알아보니 남자가 신용불량자였어요. 그래서 여자 명의로 한 거죠.

‘자산가 남편’ 속아 사기결혼도

조=북한 여자는 아무래도 이민자, 이방인이죠. 학력도 낮다보니 우리나라 여성이 아닌 다른 나라 여성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친구에게 “네가 바보다, 정확히 알고 결혼해야지”라고 야단쳤지요. 북한 사람이 순진한 편이에요. 평생 살 사람인데 등본 떼어오고, 증명서 떼 와서 살라고 했는데 자긴 말을 못 하겠다는 거예요. “네가 못 하면 내가 그 남자에게 말하겠다”고 했는데도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하냐는 거예요. 또 다른 친구도 한 달 만에 이혼했는데 완전히 속았어요. 남자가 감옥까지 다녀온 전과자였어요. 그걸 알고 바로 이혼했지요. 둘 다 혼인신고는 안 했어요.

성=대부분 혼인신고를 안 하고 살지요.

조=보통 북한 여자들이 한국에 오면 1년 안에 결혼하는 확률이 높아요. 혼자라는 걸 못 견뎌 해서요. 그런데 1년 안에 결혼하는 사람 중 약 50%가 이혼을 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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