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용 총리, 정부 공식 문서에서 ‘마담’으로 통일
여성단체의 ‘마드무아젤 용어 퇴치 운동’ 성과

프랑스 정부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부르는 호칭인 ‘마드무아젤’(mademoiselle)에 작별을 고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지난 2월 21일자 회보를 통해 정부 공식 문서에서 ‘마드무아젤’이란 단어를 폐지하고 여성을 칭할 때 ‘마담’(madame)이란 용어로 통일하도록 지시했다. 피용 총리는 회보에서 “남자의 호칭은 ‘무슈’(monsieur)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는데도 여자의 호칭에만 정당성도 필요성도 없이 결혼 여부에 따라 마드무아젤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마드무아젤과 마담, 무슈는 사람을 부를 때 항상 따라붙는 표현이다.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결혼 여부에 따라 호칭을 구분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며 마드무아젤 호칭 폐지 운동을 벌여왔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세 르 페미니즘!’의 마갈리 드 하스 대변인은 총리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머지않아 공공기관뿐 아니라 일반 기업이나 사적인 단체에서도 마드무아젤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대중에게서도 멀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또한 드 하스 대변인은 “20대 남성의 경우 무슈가 아니라 ‘젊은 청년’이란 의미의 ‘젠느 옴므’(jeune homme)라고 불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면서 “여성 또한 ‘젠느 팜므’(jeune femme)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 프랑스어 원문 및 어휘 자원 센터’에 따르면 ‘마드무아젤’은 1690년께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용어다. ‘마담 혹은 마드무아젤’의 저자인 로렌스 와키에 따르면 나폴레옹 1세 시대 ‘프랑스 민법전’에 의해 공식 문서에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20세기에 들어서야 널리 쓰이게 됐다.

여성에 대한 호칭의 구분은 다른 국가에서도 수십 년 동안 논쟁이 돼온 문제다. 미국 등 영어 사용 국가에서는 오랜 논쟁을 통해 ‘미시즈’(Mrs)와 ‘미스’(Miss)의 구분을 없앤 새로운 용어 ‘미즈’(Ms)를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는 캐나다의 퀘벡주에서는 마드무아젤 호칭을 특별히 주장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마담을 공식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독일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뜻하는 ‘프로일라인’(Fraulein)을 더 이상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이탈리아에서는 공식 문서에서 존칭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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