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라는 궁금증이 기업도 일으킨다
“왜 자개는 항상 검은 바탕에 흰색뿐일까?” 이 간단한 궁금증에서 출발해 기업의 새로운 도약기를 맞은 분이 있다. ‘자개에 자연의 다양한 색을 입혀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해 3년의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특허를 받고 세상에 나온 착색 기술은 당시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자개장은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층 젊고 세련된 느낌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개가 화려하게 변신하니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졌다. 아트월과 같은 벽지는 물론 냉장고,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뿐 아니라 여성들의 손톱을 장식하는 네일아트에까지 자개가 쓰이게 됐다.
이 특허 착색 기술이 인기를 끌자 국내 유명 카드사로부터 자개를 신용카드의 디자인으로 활용해 보자는 제의가 왔다. 신용카드에 한국의 멋과 기술을 담고 싶어 마땅한 소재를 찾고 있던 차에 착색 자개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던 도전적인 기업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신용카드에 자개를 입힌 한국적인 명품 카드가 탄생했다. 일반 신용카드 두께로 기존의 금융 결제의 기능적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자개로 아름답고 고급스럽게 디자인돼 있으니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다. 이 자개 신용카드는 국내뿐 아니라 제휴된 비자나 마스터카드에도 적용되어 해외에서도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개산업이 전통 공예품을 뛰어넘어 실내 인테리어, 전자제품 등 다양한 업종으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는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가 됐다. 자개의 현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사양 산업이던 나전칠기공예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 회원은 현재 국내 생산시설로는 주문량을 맞출 수가 없어 지난해 말 필리핀에 공장을 새롭게 확장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늘 하던 방식에 만족하지 말고 다른 시각에서 질문을 던지고 개선해 보려고 노력해 보자. 그러면 어느새 성공이 불쑥 다가와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