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여성 15% 지역공천 당규에 남성들 반발
새누리당의 경우, 공심위(위원장 정홍원 전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10명 중 여성은 단 2명이어서 최소 30% 여성할당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짙다. 특히 한나라당 당적 보유와 중앙위 간사 경력으로 논란을 빚은 진영아 패트롤맘 회장이 위원 임명 하루 만에 자진 사퇴한 후 또 다른 여성 위원을 배정하지 않고 공심위 구성을 완료한 데 대해 당내 여성들 사이에선 한숨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공심위 여성 위원으론 현역으로 이애주 국회의원과 외부 인사로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두 사람만 남게 됐다. 19대 총선 출마를 앞둔 한 여성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여성 진출을 위해선 여성 공심위원들에겐 전문성 이상의 알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강한 여성의식과 사명감은 물론이고 다양한 여성계 헌신과 활동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일각에선 1년 전부터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 이애주 의원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출신으로 여성계와 친숙한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여성인력 관련 자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내비친다. 친박계·친이계 공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박근혜 비대위원장 측근 중 ‘여성’ 문제를 전문적으로 조언해 줄 인사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여성 예비후보들에겐 마이너스 요소다. 또 다른 여성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공천을 직접 챙기는 등 강력히 개입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측근들의 의중이 반영될 여지가 많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표한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공심위 위원장(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한 강철규 우석대 총장)을 비롯해 총 15명의 공심위원 중 여성을 5명 배정, 정확히 30% 여성할당 원칙을 준수했다는 데서 여성계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출신인 한명숙 당 대표의 심중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이들 여성 위원은 외부 인사로는 또하나의문화 동인으로 여성계에 친숙한 조은 동국대 교수(사회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의 최영애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대표, 조선희 소설가, 문미란 변호사, 당내 인사로는 최영희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다. 오랜 여성계와의 인연으로 여성정치 세력화의 필요성을 상당히 공감할 듯한 이들 여성 위원들을 비롯해 ‘여성’ 당 대표에, ‘여성’ 총선기획단장(이미경 국회의원), 그리고 최근 4·11 총선 진행과 긴밀한 국회 정치개혁특위 선거법 심사소위 위원으로 투입된 박영선 최고위원 등 여성이 전 방위에 자리한 민주통합당은 또 다른 고민에 직면해 있다. 남성 예비후보들이 열패감을 내비치며 6일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에서 당규로 확정한 지역구 15% 여성공천을 무력화하려는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에 8일 한국여성단체연합, 살림정치여성행동,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는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통합당은 지역구 여성공천 15% 의무화를 담대히 이행하라”는 응원과 촉구를 함께 보냈다. 김은희 여세연 상임대표는 “‘여성 라인’ ‘이대 라인’ 등으로 여성 리더십을 폄하하는 일부 반응이 여성정치 세력화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심어준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