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끊겨 촛불 켜고 지내다가, 난방비 아끼려고 부탄가스 버너를 켜놓고 있다가 화재가 발생해 목숨을 잃는 가난한 이웃들 소식이 잊을 만하면 다시 들려온다.

에너지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로 봐야 한다. 에너지는 인권의 문제다. 가난하다고 쓸 수 없게 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답게 살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건강과 생명까지 해치게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공공재다. 요금 낼 수 있는 사람만 쓰도록 해서도 안 되고, 내 돈 내고 맘껏 쓰겠다는 이들이 낭비하게 두어서도 안 된다. 대규모 정전 사태에서 경험했듯, 펑펑 쓰다가 바닥이 나면 모두가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추워도 걱정, 더워도 걱정인 에너지 빈곤층의 실태를 파악하고, 지원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여름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대부분 실내온도가 30℃ 이상인 찜통 같은 방 안에 지내면서도 셋 중 한 가구는 선풍기조차 없는 실정임을 파악하고 미력하나마 작은 선물과 지원을 했다.

이번 겨울에도 지난 1월 전국 9개 도시의 빈곤층 124가구를 찾아가 주거환경과 에너지 이용 현황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실내온도 평균은 14.8℃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가 비슷한 경우도 많았다. 실내 온도가 15℃면 외출할 때처럼 옷을 두껍게 입고 양말 두 개 겹쳐 신어도 발이 시릴 정도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지 않고 전기장판 나눠주는 식의 지원은 빈곤 가구의 에너지 비용을 상승시키고 국가적으로도 전기 수요만 증가시킬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조사 대상 중 51%는 석유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데, 고유가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난방기구 없이 오직 전기장판에만 의지하고 지내는 가구도 일곱 가구 중 한 가구꼴이었는데, 정전사태라도 발생하면 추위를 피할 방법이 전혀 없게 될 것이다.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이나 전기히터 등 보조 난방기구를 하루 10시간 이상 사용하는 가구의 비율도 54%나 됐다. 전열기에 대한 의존도가 커 누진제가 적용되어 전기요금이 급증할 우려가 크다.

방문조사를 하면서 에너지 빈곤 가구에 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복을 선물했다. 감사하게도 2000만원 상당의 발열내의를 LG패션 라푸마에서 후원해줬다. 앞으로 에너지 복지사업과 절전운동이 결합된 형태의 기업 사회공헌 사례가 더 늘어나길 바란다. 그리고 국회는 잠자고 있는 ‘에너지 복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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