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 절실

정부는 2011년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과 교역량이 각각 5000억 달러와 1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자축하고 있으나, 세계경제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년도 수출 전망은 그리 밝다고만 볼 수 없다. 또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분배구조와 함께 최근의 높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임금의 하락은 내수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소위 한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러한 현상들을 반영하는 것이다. 내수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세계경제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는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기가 어렵다.

2012년의 한국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각 경제주체들은 어떤 대비책을 강구할 수 있을까? 기업 차원에서는 장기적인 투자정책과 적극적인 수출전략이 필요하고, 가계부문에서는 불황에 대비해 가계지출을 보다 건실하게 운용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취약한 내수 기반을 확충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내수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생산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연관관계가 제고돼야 하고, 사회복지지출을 확대해 서민층의 소비 기반을 든든히 할 필요가 있다. 2008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9위이지만,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의 비중은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복지지출의 규모가 낮은 국가일수록 거시경제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장과 분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치솟는 가계부채와 물가불안, 재정적자에 직면해 경제정책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용해서는 안 된다.

가계부채 증가와 물가 불안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짚고 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재정 건전성에 집착해 재정을 지나치게 긴축적으로 운용해서는 안 되며, 사회안전망의 확충에 힘써야 한다.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해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해이기도 하다. 불확실성의 세계경제 속에서 한국 경제가 성장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효율성이 가장 높은 인적자본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월 기준으로 15~54세 기혼 여성 986만6000명 가운데 비취업 여성은 408만1000명이며, 이 중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190만 명으로 기혼 여성 중에서 19.3%에 해당된다.

이러한 우리나라 여성 노동공급의 단절성은 여성 특유의 M자형 경제활동 참가 형태를 보이고 있다.  북미 및 북유럽 국가들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 유형은 역 U자형을 나타낸다. 이는 생산가능 인구로서 여성 인적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며, 이런 배경으로 이들 국가에서는 일·가정 양립이 보편화됐다. 임진년 새해에는 젊은 여성과 아이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길 기대한다. 이는 기업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길이고, 일·가정 양립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