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에 대한 폭력조직의 보복 살해 만연
소셜미디어 확대로 일반인도 타깃 돼

지난 7월 26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즈에서 일간지 ‘노티버’(Notiver)의 기자인 욜란다 오르다스가 목이 잘린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로부터 두 달 후인 9월 25일에는 북부 멕시코 국경도시 누에보라레도의 지역신문 ‘프리메라 호라’(Primera Hora)의 기자 엘리사벳 마시아스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 인터넷 뉴스인 WNN(Women News Network)은 4일자 뉴스에서 멕시코에서 일어난 연이은 여기자 살인사건과 그 배경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지역 마약 카르텔의 폭력사건을 취재하던 두 여기자는 조직 측의 보복으로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WNN은 “멕시코 폭력조직의 언론인에 대한 협박의 손길이 이미 여기자들에게까지 확대됐으며 최근 소셜미디어의 확대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인에 대한 폭력 및 살인사건이 계속되자 지역 언론사들에서는 마약 거래나 부패와 관련된 뉴스를 자체적으로 중단하는 등 공포로 인한 자체 검열의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가 근무했던 ‘프리메라 호라’조차 “신원 미상의 여성이 살해된 채 발견”이라는 짤막한 단신기사를 내보냈을 뿐이다.

이렇게 전통적인 언론이 침묵하는 가운데 수많은 멕시코인들은 뉴스를 찾아 인터넷으로 옮겨갔다.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기존 신문의 자리를 대체하며 새로운 의사소통의 도구로 떠올랐다. 적극적인 트위터 이용자로 알려진 마시아스 기자의 사건은 멕시코에서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첫 언론인 보복 살인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소셜미디어가 의사소통의 중요한 도구로 부상하면서 이미 만연해 있던 멕시코의 폭력사건은 온라인에서 폭력조직의 행동을 고발한 일반인들까지 보복의 타깃이 되고 있다. 마시아스의 사건 열흘 전인 9월 13일에는 카르텔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 유출한 두 명의 인터넷 유저가 살해당하고 그 시신이 누에보라레도의 다리에 걸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마시아스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자 유네스코도 관심을 가지고 나섰다. 유네스코는 마시아스를 암살한 폭력조직을 비난하며 “멕시코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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