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자기 존중'을 배우는 것

5월 22일, ‘고려대 성폭력 사건’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고려대 내 3개 단체(여학생위원회, 여성주의 교지 ‘석순’, 생활도서관)가 '연대'를 결정했다. 9월 27일, 연대체 ‘고려대반(反)성폭력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여성주의 영화 상영회를 개최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학내에서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가해자 출교 조치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이 문제 역시 일회성이 될 것을 경계했다. 연이어 터지는 성폭력 사건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성주의’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계기로 ‘대학이라는 집단 안에서 여성주의가 얼마나 영향력을 가지나’를 살펴 보았다. 대학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다는 것을 고려할 때, 대학의 여성주의 의식을 알아보는 것은 의미 있을 것이다. 먼저 대학 내에서 고민하고 행동하는 젊은 여성주의자들을 찾기 시작했다. 서울 지역 중심으로 20개 학교를 조사했다. 이미 많은 대학에서 여성주의 단체 활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숙명여대, 성신여대, 고려대, 경희대, 이화여대 5개 학교를 인터뷰했다. 대학내 여성주의 모임 실태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숙명여대 페미니즘 연합 ‘SFA(Sookmyung Feminist Association)’

 

SFA는 1999년에 만들어진 뒤 2007년에 한 번의 위기를 겪고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 꼴로 여성주의 책을 읽고 토론회를 벌리는데 이번 학기 주제도서는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이다. 교내 축제에서 대안생리대를 만들어 팔고 잡년난장이나 고려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출교서명에도 참여했다. 10월 17일 SFA를 숙대에서 만났다. 중·고등학교 때 성추행 당한 기억을 묻어두었다가 여성주의 단체에 들어오면서 사회구조적 문제에 눈뜬 박예슬(22)씨. 그리고 미셸푸코의 책들을 즐겨보면서 페미니즘을 공부를 시작한 백가을(21)씨. 이들은 여대라는 이유로 여성주의를 학생들이 많이 공유한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페미니스트’라고 커밍아웃하면 부정적인 반응들이 돌아올 때가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세다’, ‘여성우월주의자’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신기한 점은 거부감을 가지던 사람들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면 공감한다는 것이다. ‘군대 문제는 차츰 모병제로 바꾸어야 한다’든가 ‘단체장은 왜 남자가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나’라는 식으로. 백가을씨는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기 전에 부담스럽다고 생각한 이야기를 지금은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그 덕에 주위 사람들이 건전한 의미에서 개방적으로 변했다. 동아리 단위로 활동하면 여성주의에 대해 고민한 적 없는 사람들이 두려움을 나타낸다. 여성주의적 사고로 이야기를 건네고나서 좋은 것을 느낄 때, 그게 페미니즘이라고 밝힌다.”라며 “페미니즘은 ‘강한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배려’이다. 생활 속 페미니즘, 귀여운 페미니즘을 전파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요즘 가장 신경을 쓰는 주제는 ‘반(反)성폭력 운동’이란다. 박예슬씨는 “성폭력은 나쁘고 가해자는 죽어 마땅하다는 단순한 논리, 성폭력은 나쁜 사람들만 한다는 선악구분은 옳치 않다. 한 예로 성폭력에 대한 기사가 너무 선정적이다. 도와준다는 명목 하에 피해자들에게 2차가해를 한 것과 같다.”며 “또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마다 '피해자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악성소문이 설사 사실이라도 성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요즘 대학 내부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커밍아웃한 남성들이 눈에 띈다고 한다. 이들은 동아리를 이끌거나 단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주의 단체 활동을 통해 '자기 존중감'을 얻었다는 두 사람은 올바른 여성주의에 대한 인식이 사회에 퍼지기를 바랬다. 성신여자대학교 ‘여성위원회’

 

성신여자대학교 ‘여성위원회’ 지현(24), 지노(별칭, 22)씨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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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자대학교 ‘여성위원회’ 지현(24), 지노(별칭, 22)씨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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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10월 24일 성신여대를 찾았다. 건물 이층에 위치한 여성위원회 사무실에는 지노(별칭, 22)씨와 지현(24)씨가 앉아있었다. 인문대와 사회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여성위원회는 여성주의 책을 선정, 토론하거나 소식지를 만들어 배포해왔다. 또 학내 청소노동자들이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도록 노려하는 것도 중점 사업이다. 지노씨와 지현씨는 ‘여성의 재생산·돌봄 노동이 재평가 받아야한다.’라고 강조했다. ‘몸에 대한 권리’도 이들의 주제였다. 지현씨는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낙태’를 막고 있다. 이를 계기로 ‘여성의 몸은 아이 낳는 기계인가’라는 토론회도 열었다. 대학에서 작성하도록 한 ‘출산서약서’를 비판하는 자리도 마련했다.”라고 ‘여성위원회’의 활동을 설명했다. 또 대학 당국의 반여성주의적 시각을 아쉬워했다. 지현씨는 “학내에 ‘여성리더십’에 대한 강좌가 있다. 여기서는 포용심과 감싸는 마음 등 여성스럽다고 여겨온 덕목을 내세운다. 강사들은 일과 가정에서 완벽을 보여주는 여성들이다. 진정한 여성리더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높아진 후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더 자신의 능력을 길러라’라는 말보다 청소노동자 같이 낮은 곳에서 일하는 분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여성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지노씨는 “학생회 독서토론회를 참여했다. 평소 혼자만 가지고 있던 고민과 불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었다.”라며 ‘소통’을 이유로 꼽았다. 지현씨는 “재수 기간을 거치며,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학에 들어온 후 ‘여성의 날’에 참여해서 세상을 보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지노씨는 ‘여성주의’로 변한 자신의 삶을 들려주었다. “어머니가 혼자서 집안일을 하는 것이 언제나 못마땅했다. 요즘은 어머니가 살아온 50여년의 삶을 이해하고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제안을 하고 납득시킨다. 그 덕에 어머니도 ‘힘드니까 이건 너희가 해라.’라며 힘든 점을 드러내고 함께 일을 해결한다.”라며 생활 속 여성주의를 이야기했다. 대학의 구성원들 대다수가 여성학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을 가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노씨는 “여대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일상의 사건에 대해 사회구조적으로 보는 시각이 절실하다.”라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성주의’가 주는 의미에 대해 물었다. 지현씨는 “‘여성주의’도 세상을 바꾸는 요소 중 하나이다. 온전한 자신의 권리를 외치기 위해 많은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공포'에서 '필요성'까지 대학 안에는 여성주의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했다. 이를 바꾸어 여성주의가 좀 더 이해받도록 학생들은 '생활 속 여성주의'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었다. 여성주의 안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이들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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