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회 속 개인 차 인정하는 ‘행복운동’ 필요해

한국에 와서 처음 놀란 일은 백화점 주차장에 들어가다가 입구에서 하얀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는 차마다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던 주차요원을 보았을 때입니다. 주차 요금을 받는 것도 아닌데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1994년까지 옛 소련의 위성국으로 사회주의 국가였던 몽골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또 하루는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오는데 남편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더니 지금 마트에서 집으로 가고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화들짝 놀라 “어디서 나를 감시하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남편이 한참을 웃더니 신용카드사에서 카드를 쓴 장소와 금액이 문자로 와서 알았다고 하더군요. 참 이상한 나라와 이상한 사람들 그리고 이해가 안 가는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던 2003년 한국에서의 첫 가을이었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2011년 저는 그 이상한 나라에서 이상한 사람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던 문화나 제도도 이제는 너무도 친숙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지금 제 가슴에 각인된 우리나라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국민을 가진 나라입니다.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한국은 참 흥미로운 나라입니다. 1961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소말리아보다도 국민소득이 낮던 나라가 단 50년 만에 경제적 기적을 일구어내 당당한 선진국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요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조선시대 500년 동안 일어난 정도의 사회문화적 변혁을 한 세대에 다 겪으면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엔 어쩌면 지난 수백 년 동안의 변화보다도 더욱 큰 변화를 겪으면서 사는 사람들이 요즘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살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하지 않으냐고 말입니다. 남편 대답이 정말 피곤하다면서 2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고 나니 다만 3개월 만이라도 마음 편히 쉬어봤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기도 하고 안쓰럽게 들리기도 합니다.

매일같이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또 경쟁해가면서 앞만 바라보고 살 것이 아니라 개인의 차이를 인정해가면서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행복운동’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걷는 속도를 10%만 줄이면 마음의 평화로 가는 문이 어느 쪽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거기서 다시 10%를 줄이면 문을 열어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행복운동이 자리를 잡는다면 사건과 사고 소식이 가득한 뉴스 시간이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더라 하는 소식들로 가득해지지 않을까요? 정치인들도 부자 나라를 만드는 데 애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더욱 궁리해 잘사는 나라보다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막강한 후보로 떠오르며 4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였던 안철수 교수가 5%도 안 되는 지지율의 다른 예비 후보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치열한 경쟁하에서 강자가 살아남는 한국 사회에서 드물게 보는 흐뭇한 사건이었습니다. 전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대열로 당당히 진입한 나라에서 이제 성숙한 자본주의 그리고 아름다운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믿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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