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끝나가면서 꼭 보게 되는 환자들이 있다. ‘선크림을 열심히 발랐는데도 기미가 심해졌어요’ ‘휴가 가서 며칠 방심했더니 피부가 너무 칙칙해졌어요’ ‘이번 여름 아무데도 안 갔는데 왜 이렇게 잡티가 늘고 피부가 어두워졌을까요?’

피부과 의사로서 해줄 수 있는 대답은, 죄송하게도 첫 번째 환자는 선크림을 효과적으로 제대로 바르지 못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 분은 자외선의 엄청난 위력을 이번에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고 그리고 마지막 분은 회사 출퇴근과 식사시간에 잠간 쬐는 정도의 일상생활 속 자외선 노출량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여름철이 끝나가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 때쯤 되면, 피부과에서 어떤 치료를 받아보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진다. 이럴 때 대부분의 피부과 의사들은 IPL을 우선적으로 권장한다. IPL(Intense Pulsed Light)은 정확히 말하면 레이저는 아니다. 일반적인 레이저가 특정 단일파장의 빛만 증폭해서 피부에 쪼여 특정 치료효과만을 노리는 데 비해 IPL은 특수 필터를 사용해 비단일파장, 즉 주로 500~1400㎚의 연속적인 파장대의 빛을 강한 파동으로 내보냄으로써 다양한 치료 효과를 거둔다. 그런데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하는 IPL이 다른 레이저 장비들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IPL을 ‘피부에 대한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르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IPL이 많은 피부문제를 일시에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IPL은 긴 파장대의 광선을 일시에 피부로 방출하기 때문에 갈색 반점의 원인인 멜라닌 색소와 붉은 혈관의 원인인 헤모글로빈 입자들이 동시에 그 에너지를 흡수한다. IPL의 빛에너지가 흡수된 멜라닌과 헤모글로빈은 잘게 부서져 작은 알갱이들로 변하며 인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흡수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이때 주변 조직에는 손상이 없다. 아울러 IPL의 긴 파장 에너지의 영향으로 진피 내 콜라겐 합성이 증대되고 피부의 탄력이 되살아나게 된다. 따라서 IPL은 기미, 주근깨, 잡티, 얕은 점, 잔털, 모공, 잔주름, 여드름, 여드름에 의한 붉거나 거뭇거뭇한 자국, 작은 혈관들 그리고 칙칙하거나 어두운 톤을 밝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물론 각 피부문제들을 세부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좀 더 특화된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기미에는 레이저토닝, 혈관에는 혈관레이저가 더 강력하다. 하지만 이런 걸 한번 생각해보자. 스무 살짜리 대학생이 ‘주근깨’를 빼려고 병원에 오면 정말 주근깨 레이저로 주근깨만 빼주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중년 여성이 ‘잡티’를 빼려고 병원에 오는 경우, 피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잡티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기미나 잔주름 등 피부 노화의 여러 증상들이 백화점처럼 모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 각 문제들을 각각의 전문 레이저로 치료하려면 치료가 너무 복잡해진다. 따라서 IPL로 피부의 전반적인 거뭇거뭇한 또는 불긋불긋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해결해가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 혹시 다른 레이저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IPL과 동시에 또는 IPL이 다 끝난 뒤에 첨가하는 식으로 하는 것이 요즘 피부과의 트렌드다.

IPL은 대개 2~3주 간격으로 시술하며 3~5회 이상 시술받는 것이 좋다. 다른 레이저들과는 달리 딱지나 멍이 거의 생기지 않아 특별히 직장휴가를 받으면서 시술받을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레이저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피부과 전문의에게 IPL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신뢰할 만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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