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중증장애인 등 80명에게 주말 도시락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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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소담차반’. 만두전골과 칼국수 전문점인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갓 지은 밥의 구수한 향이 코끝에 와 닿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상마다 금방 만든 멸치고추 조림과 가지나물, 숙주무침이 담긴 반찬통과 따끈한 밥이 담긴 도시락 그릇들이 줄맞춰 가득 놓여 있었다. 그릇마다 정성껏 반찬을 담던 윤희숙(64) 팀장은 “우리가 만드는 도시락은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다. 우리 마음과 정성이 담겨 더 맛있고 뜻깊은 도시락”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소담차반은 신 노인문화운동을 전개해온 사단법인 한국씨니어연합에서 세운 ‘서울형사회적기업’이다. 소담차반을 이끄는 황보태자(60) 한국씨니어연합 사무처장은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평일에는 여러 무료 급식소에서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식사를 제공하지만 주말에는 이런 곳들을 찾기 어려워 밥을 굶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래서 주말에 따뜻한 밥을 지어 이분들께 대접하고 싶었는데 마침 사회적기업을 알게 됐고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담차반은 돈을 벌기 위해 세우는 일반 음식점과는 달리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운영 수익은 무료 도시락 배달에 쓰는 서울형사회적기업이라는 얘기다. 특히 소담차반은 전체 매출액에서 임대료와 운영비, 인건비 등을 제외한 이익금 전부를 무료 도시락 배달에 사용하고 있다. 또 고용한 직원 11명과 도시락 배달을 받는 80여 명도 모두 노인이다. 그중에는 홀로 사는 노인부터 중증장애가 있어 도시락 뚜껑조차 잘 열지 못하는 분도 있다. 도시락을 만드는 것은 소담차반 직원들이, 도시락 싸는 일은 씨니어연합회 회원들이 맡고, 집집마다 배달하는 일은 동작구 지역의 청소년들과 일반 자원봉사자, 씨니어연합회 회원들 20여 명이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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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부터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강예식(66)씨는 “일주일에 두 번 좋은 일을 하다 보니 집에만 있는 것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도시락을 받는 분들이 내 손을 꼭 잡고 ‘고맙다’ ‘맛있다’고 한마디씩 해주실 때 정말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이내 분주하게 보온도시락에 밥과 반찬을 담았다.

그러나 황보 사무처장은 “소담차반의 ‘손맛’은 이미 주변에 입소문이 날 만큼 유명하지만 아직 운영에는 애를 먹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자금과 경영 노하우가 부족하고 요즘 물가도 계속 올라 이제 막 걸음을 뗀 우리 같은 예비 사회적기업이 경쟁력을 갖기엔 아직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에서 100% 지원하던 인건비를 올해 갑자기 60%로 축소해 이를 충당하느라 적자를 메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결식노인을 위한 무료 도시락 배달을 위해서는 매달 150여 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련하기 어려울 만큼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담차반은 올 10월에는 자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단골 고객을 늘리고 입소문을 내 수익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황보 사무처장은 “작년에 처음 도시락 배달을 시작했을 땐 지원을 받는 분들이 고작 4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도시락 지원을 원하는 어르신 분들이 많다”며 “도시락으로 더 많은 분들께 희망을 전해드리려면 소담차반이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충분한 지원이 너무나 간절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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