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자 축구팀, 연습장도 없어… 종종 살해 위협도

CNN이 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여자 축구팀에 대해 보도 해 다시금 화제다. 축구 연습 도중 운동장에 군용 헬기가 내려 앉기도 하는 등,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축구란 결코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이 집 밖으로 나오거나 직업을 갖는 일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여성들의 행동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했었다. 탈레반은 무너졌지만, 그 동안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활해왔던 아프간 사회에서 여자 축구대표팀의 존재는 쉽게 허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현 아프간 여자 축구팀의 주장인 칼리다 포팔(Khalida Popal)은 종종 “아프간을 부끄럽게 하는 짓을 그만 두라”는 협박 메시지를 받는다. 그러나 그녀는 “나는 축구를 사랑한다. 축구는 내 삶의 모든 것이며 축구를 할 때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우리 팀을 볼 때마다 나는 굉장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들이 체계적으로 연습할 곳이 없어진 것이다. 몇 달 전, 아프간 여자 대표팀은 관련 허가를 받아, 탈레반 정권 시절 공개 처형이 이루어지던 카불의 주경기장에서 연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곧 주 경기장 구석의 콘크리트로 메워진 공터만 쓸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용 불가 명령이 내려와 그녀들은 한동안 연습을 전혀 할 수가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나토(NATO) 측에서 카불 소재 본사의 외벽 안쪽에 있는 잔디 밭에서 연습 할 수 있도록 빌려주었다. 그녀들이 연습하는 곳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있다. 골대도 있다. 그러나 그곳은 축구만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다. 그 곳은 헬기의 이, 착륙 장소이기도 하다. 그녀들이 한창 연습하는 도중 미군 병사가 잔디 위로 올라와 손을 흔든다. 곧 헬기가 착륙하니 잔디에서 나오라는 신호다. 3성 장교가 헬기에서 내린 후 다시 이륙하자 그녀들은 헬기의 바퀴가 미처 공중으로 다 뜨기도 전에 운동장으로 달려간다. “위협과 사회적 편견, 열악한 환경으로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 나도 축구를 그만둘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을 차는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 그녀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와 책으로도 만나 볼 수 있다. 2008년 이란 출신의 감독 바하레흐 호세이니가 “아프간 걸스 캔 킥(Afghan Girls Can Kick)”이란 제목으로 49분짜리 단편 영화를 제작한 바 있으며 몇 달 전에는 아프간의 이민 작가 아위스타 아유브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 생애 가장 자유로운 90분”이란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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