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양날의 칼…‘맷집’부터 키워라
SNS는 양날의 칼…‘맷집’부터 키워라
  •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1.06.03 14:59
  • 수정 2011-06-03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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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나운서 송지선씨의 투신자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무차별 폭력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SNS 폐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SNS를 통한 친밀한 관계 맺기에 집착하면서 사이버 폭력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우려했다. 최근 몇 년 새 사이버 인신공격과 여론재판에 무방비로 노출된 여성들이 희생자가 되는 사례가 잇달았기 때문이다. ‘양날의 칼’인 SNS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여성들이 강한 맷집부터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SNS 가입자는 싸이월드 2500만 명, 카카오톡 1300만 명, 미투데이 502만 명, 페이스북 400만 명, 트위터 321만 명 등 대표적인 5개의 SNS만 합쳐도 5023만 명에 달한다(중복 포함). 여성 SNS 이용률은 64.4%로 나타났다. 특히 블로그 이용률(86.9%)이 남성(79.9%)보다 높고, 미니홈피 이용률(71%)도 남성(65.6%)보다 높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0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전경란 동의대 디지털콘텐츠공학과 교수는 “인터넷 공간은 상당히 공격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 개똥남, 된장남은 없지만 개똥녀, 된장녀는 있지 않나. 송지선씨 자살 사건에서 보듯 특히 성 담론과 연결될 때 여성은 희생양이 된다”며 “여성들은 SNS를 통해 상처를 위로받고 정서를 교감하길 원하지만 의례적 소통만 오갈 뿐이다. 유사 친밀성으로 위장된 공간일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한다.

이런 SNS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여성들이 끊임없이 몰입해 중독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여성 특유의 관계지향적인 성향이 강한 데다가 남성보다 오프라인 대면 접촉 기회가 부족한 것을 우선 원인으로 꼽았다. 소통 공간이 많지 않다보니 관계 맺기에 갈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여기에 SNS 공간이 여성들의 공적 의사소통 욕구를 채워주는 데다 이 공간에서만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나만의 이미지, 즉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는 쾌감도 작용한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 공간을 ‘나’를 중심에 둔 사이버 공동체로 여겨 정서를 공유하지만 실상은 언제든 하이에나로 돌변할 수 있는 무기”라며 “공격 신호를 주는 것은 대체로 언론이다. 사회적 의미를 부여해 뉴스로 다루는 순간 사적 공간이던 SNS가 공적 영역에 나오면서 일부 네티즌이 살인 면허증을 가진 듯 돌변한다”고 말한다. 그는 “맷집이 약한 여성들은 마치 연애하듯 네티즌 반응에 매달리고, 남의 시선을 끊임없이 확인하려 든다”며 “SNS는 사회관계망을 유지하는 데 활용하고 낯선 사람들에겐 문을 닫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어기준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장은 “방송에서 ‘남자가 3년은 군대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여성이 인터넷상에서 ‘군삼녀’로 불리며 공격당한 적이 있다. 특히 남녀 인식 차가 이슈가 돼 SNS에서 논쟁할 때는 자극적인 언사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SNS 리터러시(literacy, 해독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박유현 인폴루션제로 대표는 “인터넷상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날 때면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받기 쉽다”며 “사이버 폭력 대응 수칙을 익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윤리교육, SNS가 사람과 사람을 소통시켜 주는 툴이란 점을 인식하는 능력 등 SNS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디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법적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이버 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에 가담한 네티즌에겐 미필적 고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이들을 처벌하는 법률체제 정비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이 권하는 ‘SNS 폭력’ 대응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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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를 일기장으로 착각하지 마라

    SNS에 올린 정보와 글은 언제든 공론화될 수 있다. 사생활이 확산되면 타격을 입게 된다.

◆ 악플(악성댓글)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마라

    조용히 ‘잠수’해 무대응하거나 아니면 정면으로 나서서 논리적인 해명을 한다.

◆ 최악의 경우 SNS와 끊는 결단을 내려라

    감정 상태가 나쁠 때는 SNS를 하지 않는다. 트위터 탈퇴나 미니홈피 폐쇄도 해법이다.

◆ 심리적 지원군을 현실에서 만들라

    사이버 공동체는 반은 실물, 반은 허구다. 실생활에서 탄탄한 인간관계와 네트워크를 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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