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북부의 라왈핀디 지역. 경계가 삼엄한 한 군병원에 다리에 붕대를 감은 여인이 시름에 찬 모습으로 누워 있을 것이다. 29세의 예멘 여성 아말 알-사다다. 5월 2일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여섯 번째 부인이다. 18살의 나이에 자신보다 25살 연상인 빈 라덴과 2000년 결혼했다. 가장 나이 어린 부인으로서 빈 라덴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아온 아내로 알려져 있다.

미군 특수부대의 빈 라덴 사살작전에서 아말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무장하지 않은 남편의 사살을 막으려 저항하자 미군은 그의 다리에 총을 쏴 제지했다. 그러고는 빈 라덴의 가슴과 머리에 조준 사격을 가했다. 빈 라덴의 곁을 끝까지 지키며 보호하려 했던 여인은 결국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처참하게 찢긴 남편의 시신이 어디론가 실려 나가는 것을 고통과 슬픔에 울부짖으며 목격해야 했다. 그의 곁에는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두 딸도 있었다.

빈 라덴이 사살된 당시 그의 은신처 저택에는 부인 3명과 아이들 8명이 있었다. 빈 라덴은 여섯 번 결혼했다. 시리아 태생인 첫 아내는 9·11 테러 직전부터 별거 중이다. 다른 2명과는 이혼했다. 빈 라덴은 이 저택에서 6년간 한 집에서 아내 3명과 살았지만, 층별로 각각의 생활공간을 보장해 주는 식으로 이슬람 사회 전통에 따라 공평한 대우를 해주었다.

여섯 번째 부인 아말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신혼 초부터 아프간에서 동굴을 전전했다. 그러나 그는 “빈 라덴과 있으면 편안하다”며 한때 어렵게 아프간을 방문한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또 “죽음이 닥칠 때까지 당신과 함께하겠다”며 빈 라덴에게 평안을 주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빈 라덴은 안전을 우려해 아말을 예멘으로 돌려보냈지만,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돌아와 남편 곁을 지켰다.

파키스탄 정보부는 현재 아말을 포함한 부인 3명과 자녀 8명을 구금하고 조사 중에 있다. 이들에 대한 인도적 접근도 허용치 않고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무시무시한 군사작전에서 남편 혹은 아버지를 잃은 가족의 심정은 고려 대상이 되고 있지 않다. 테러 세력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인권이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들을 직접 조사하기를 원한다며 파키스탄 정부와 실랑이만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들 가족을 통해 다른 테러 지도자들의 행방을 알길 원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이들이 “은신과 도피에 있어 파키스탄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언론 모두 빈 라덴의 그간 행적을 포함한 정보를 얻기 위한 대상으로서만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빈 라덴은 극악무도한 테러 지도자다. 그를 제거한 것은 국제 평화를 위해 정당한 조치다. 또 민감한 군사작전에서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를 남편으로 사랑하고 헌신한 여성들과 아버지로 따랐던 아이들이 테러 조직의 일원으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

현재 파키스탄 당국자들은 빈 라덴의 부인을 포함한 가족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을 각자의 원래 국적 국가로 송환할 방침이라는 발표만 반복하고 있다. 언제까지 구금할 것인지 어떤 절차를 따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을 고려한 보다 투명하고 적법한 절차와 처우에 대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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