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향한 정치권의 쇄신 경쟁이 한창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한나라당이다. 당장 7월 4일로 확정된 당 대표 경선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에 몰입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누가 대표가 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과연 한나라당이 거듭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따라서 한나라당 쇄신의 방향성은 분명해진다.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긋지긋한 계파 싸움을 종식시키고, 몸집만 컸지 시종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초식공룡의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다. 더구나 ‘봉숭아 학당’이 연상될 정도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기존의 최고위원회 체제를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최근 한나라당 내에서 당 정체성과 진로를 놓고 ‘중도 쇄신’ 과 ‘보수 강화’를 둘러싼 노선투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권을 둘러싸고 전개됐던 권력투쟁이 가치 쇄신 투쟁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가치 쇄신 논쟁을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한나라’ 소속 소장파 의원들은 “새로운 시대적 과제에 무기력한 전통적인 보수 가치로는 시대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더 나아가 “한나라당 변화의 방향과 내용을 바로잡고 이를 실천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수 기조에서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보수가치의 보완 및 중심 이동’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보수강화론자들은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가치를 굳건하게 지키면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면서 “중심을 옮겨가는 것은 정체성도 잃어버리는 것이다”고 중도쇄신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보수강화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김 지사는 “민주당 아류, 좌파 흉내내기 쇄신은 짝퉁 쇄신이다”면서 한나라당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고 지킬 것은 지키는 가치, 정체성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당정치의 복원’이라는 보다 큰 틀 속에서 보면 한나라당의 가치 쇄신 논쟁은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무기력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감각을 잃었던 것은 바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정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이 국가 운영을 책임지는 가치 집단이 아니라 계파 이익만을 좇는 사적 모임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소 시끄럽고 거칠어 보여도 더욱더 치열하게 가치 논쟁을 펼쳐야 한다.

당 노선 정립을 위한 가치 논쟁은 민주당에도 필요하다. 4·27 재보선 이후 손학규 대표의 위상과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지만 향후 ‘진보 강화’(좌향좌)와 ‘중도 확대’(우향우)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그동안 금과옥조로 여겼던 중도개혁 노선을 폐기하고 ‘새로운 진보’를 당의 노선으로 채택했다. 이런 노선은 손 대표의 최대 장점인 중도포용 이미지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으로 경기도지사 퇴임 후 대선 행보를 걷고 있을 때는, “노무현 대통령이 FTA라는 어려운 결단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해주고 더욱 힘있게 추진하도록 격려해주자”고 했다. 심지어 “FTA에 찬성하지만 지금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기회주의”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장을 바꿔서 “지금 이명박 정부는 자신들의 성과 내기에 매몰돼 나쁜 FTA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나쁜 FTA에 찬성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현재 진보진영과의 야권연대를 위해 좌클릭 행보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를 확대하는 제3의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여야는 철학, 신념, 가치 없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면서 표만 좇는 행위가 바로 쇄신의 대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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