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일어났다.

젊은 30대, 40대가 대거 선거에 참여하는 등 예상치 못한 높은 투표율의 결과 덕분이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을 실감했다. 트위터 등의 SNS로 이뤄진 투표 독려 운동 덕분에 그동안 표현하지 않았던 자신의 견해를 투표로 표현한 것이다.

선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듯이 우리들은 매일매일 제품을 구입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표현한다. 우리는 판매원이 권유하는 제품을 구입하고, 드라마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을 사며, 광고에서 본 제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특정한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내가 그 제품을 원한다는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며 곧 그 기업의 제품에 나의 귀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유권자가 특정 후보에 투표하는 것과 같다”며 “소비자는 자신의 소비 즉, ‘화폐 투표’로 어떤 제품이 얼마만큼 생산될지 결정한다”고 했다. 소비자가 자신이 가진 화폐를 투표용지처럼 사용해 경제주권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화폐 투표권’을 올바르게 행사함으로써 문제가 있는 기업을 시장에서 도태되도록 할 수 있으며 제품 생산의 방향을 바꾸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는 것이다.

직장인 최혜진(29)씨는 소셜커머스를 애용하다 최근 낭패를 당했다. 고급 레스토랑의 7만4000원짜리 식사 쿠폰을 할인된 가격에 샀는데, 막상 식당에 가보니 4만7000원짜리 메뉴와 같았다.

최씨는 “식당에서 양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를 했지만  음식을 먹으면서 그램 수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항의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사용자 10명 중 1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한국소비자원의 김인숙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 업체에 많이 문의를 하지만 업체는 제품을 직접 판 서비스 업체에 문의하라고 한다”며 “소비자들은 다시 서비스 업체에 문의하고, 이렇게 서로가 책임 소재를 떠넘기다 보니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계속 소셜커머스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가격 면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만을 중시하는 합리적 구매에만 관심을 가지면 계속되는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 피해는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다. 제품을 구입하고 선택할 때 낮은 가격뿐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가치와 철학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생산하고 있는지 기업 생산의 방향과 내용을 알고 자신의 화폐투표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때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으며 끝없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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