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 경영 하면 인재 온다”

이는 최근 영국 런던의 법률회사 에버셰드가 2007년부터 2년간 전 세계 241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0 여성 관리자 패널’ 조사에 따르면 269개 기업에서 근무하는 1155명의 여성 근로자 중 임원급 고위 관리직에 오른 여성은 0.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UNGC, 회장 이승한)는 ‘지속가능 경영과 미래 여성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여기에서 국내 기업의 임원들은 기업 내 여성 인력의 우수 사례를 발표하고 여성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들을 소개했다.

지난 1월 LG CNS의 품질경영센터장으로 승진한 김명원 상무는 “업무가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보니 동종업계 대부분이 남성이다. 현장에 나가면 고객사에서 리더를 남자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회사에서 ‘한번 써보면 정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사를 오히려 설득해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의 다양성과 존중이 기본적인 바탕이 돼야 하는데 여성 대부분이 업무 지향적이다 보니 이 부분에 약하다”며 “리스크(risk)를 조기에 발견하는 특성이 있지만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려고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또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해서도 “중2, 중3인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 예전엔 육아 스트레스로 회사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실에서 상담까지 받았었다”며 “현재도 ‘양육’보다는 ‘방목’하는 스타일인데 요즘엔 아이들 스스로 공부해야겠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자 중 ‘청일점’인 홈플러스 기업문화팀 김영호 부장은 “여성들의 능력 향상은 기업의 당연한 역할이며 기업은 여성들의 능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더 많은 기업이 기본적인 체계를 구축해 여성들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제거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한킴벌리의 김혜숙 홍보이사도 “여성 인력을 뽑고 싶어도 뽑을 인물이 없어서 못 뽑는다고 말하는 기업들은 여성친화 경영을 하지 않는 곳”이라며 여성들이 일하기 좋고 여성 인력 개발을 위해 힘쓰는 곳이라면 우수한 여성 인력이 스스로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듀폰코리아, LG CNS, 유한킴벌리, 인텔코리아, 홈플러스 등 기업 관계자들은 모성보호, 여성 인력 육성, 여성 리더십 향상 등을 위해 운용 중인 다양한 제도를 발표했다.

듀폰코리아의 경우, 여성 인력 개발을 위해 기업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직원 존중’에 기반을 두고 유연근무제, 멘토제도, DWN( DuPont Women′s Network)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인텔에서는 매년 기업 내 여성 엔지니어들만 한자리에 모여 당면한 기술지식을 나누고 토론하는 WPEF(Women’s PE&Fellows Forum)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