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자 부산시가 김해공항을 가덕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의 가덕도 신공항 입지와 유사한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은 오사카 국제공항을 포함해 인근에 공항이 4개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1994년 미래 수요에 대비해 오사카만 바다를 매립해 만들었다. 간사이 공항이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2010년 말 현재 총 부채가 1조3000억엔(약 17조5000억원), 연간 이자비용만 200억엔(약 2700억원)으로 일본 국토교통성의 최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부산시가 최적의 입지라고 생각하는 가덕도는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처럼 해상 공항이다. 그러나 서해안에 위치한 인천공항과 달리 남해안에 접한 가덕도 신공항은 향후 기후 변화로 해수면의 지속적 상승으로 인한 기후 영향권 내에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가덕도 신공항은 현 김해공항에 비해 접근성이 낮다. 낮은 접근성으로 인해 국내선 이용객은 줄어들 것이고 국제선도 인천공항만큼 노선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므로 적자 운영이 예상된다. 먼저 김해공항 확장과 저가 항공 활성화, 국제선 노선 증대 등을 통해 운영 수익성을 담보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현재 부산시 재정자립도(2010년 현재 57.6%)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부산시 채무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산시가 20조~30조 비용이 예상되는 가덕도 시비 이전 계획을 언급한다는 것은 리더십에 합리성이 결여돼 있음을 보여준다. 그보다는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 발전 동력을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선거공약이 이행 과제임에는 분명하나 국가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한 이행을 위한 검증절차는 필요하고 검증과정에서 저수익성 개발 공약은 도태될 수도 있어야 한다. 지역 정치인과 지역 시민단체도 한정된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 발전도 견인하는 윈윈전략을 생각해 볼 때다. 아울러 정부는 주민들의 지역발전 의지를 깊이 인식하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후 이것을 대체할 후속 지역 발전 대안을 제시하여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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