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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허즈밴드'(No Her's Band)는 남편이

없는 '비혼'(미혼이 아님)여성들이 만든

운동성향이 짙은 밴드(사진 민원기기자)

여성 록밴드들이 남성밴드가 압도적으로 많은 언더 클럽문화속에서

차츰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록스타’, ‘슈퍼마켓’ 등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과 음악성으로 승부하려는 이들 여성 록밴드는 3월부

터 본격가동에 들어갔다. 또 아마추어로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고자 결성된 ‘노 허즈밴드’도 ‘변신 시멘트 귀신’과 함께 언

더 중의 언더를 공략하고 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모던록이 유행하며 혼성밴드가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여성들로만 구성된 밴드도 ‘맬포지션’‘마마컴플렉스’

‘이브’ 등 10여 개가 넘었다. 그러나 그 전통은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고 현재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밴드는 ‘록스타’와 ‘슈

퍼마켓’정도이다.

지난 해 4월 결성된 ‘록스타’는 ‘라이엇 걸 음악’(미국 여권신

장운동의 일환으로 여성운동단체들이 만들어 부른 다소 공격적인 음

악)을 추구한다. 그 사상에 전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

랜베리스’, ‘카디건스’ 등 여성 맴버를 기용해 소프트하고 모던

록적인 음악을 즐기는 조류에 식상한 이들은 공격적인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이 장르를 택했다. 김진영(기타, 보컬), 김승하(기타), 송민

정(베이스), 이야성(드럼) 등 20대 중반 여성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평균 4년 정도 음악생활을 한 베테랑들. 영문학, 미술 등 전공과는

별개로 ‘음악을 하고 싶어서’뛰어들었다. ‘화이트’ ‘유에프

오’ 등 4곡의 자작곡을 가지고 있다. “소리를 질러봐. 희망을 일으

켜 세워. 노래를 불러봐. 세상을 막아선 벽들 모두 허물어버려.”

그간 성균관대 축제 때 초청공연을 가졌고, 여학생먹고살기대책위

원회 ‘프리워’ 발족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달부터는 신촌에

위치한 클럽 롤링스톤과 재머스, 피드백, 압구정동 타임투락 등에서

공연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오버로 진출하고도 싶지만, 고유한 음악

색깔을 버리면서 까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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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가 무대에 오르면 여자다,남자다 하는

논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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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은 남성장르로 인식돼온 펑크를 추구한다.

강원정(드럼), 안세령(기타), 허샘(베이스), 김은희(보컬)로 구성된

‘슈퍼마켓’은 펑크음악을 고집한다. 무정부 저항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펑크는 대개 남성 장르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이들은 펑크를

선택한 것 자체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라 말한다. 3월부터 롤

링스톤에서 공연하는데 TV에 한 번 방송된 후로는 알아보는 사람

도 늘었다. ‘슈퍼마켓’은 고음부분을 살리는 등 여성적 특성을 십

분 살리고자 한다. 또 전통이 짧은 여성밴드의 역사를 깨고 밴드를

오래도록 유지하려 한다. 여름에는 일본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학내 활동을 함께 하다 하고 싶은 음악을 직접하고 싶어 만들어진

‘노 허즈밴드’는 여성운동의 수단으로 밴드활동을 이어나가기를

희망한다. 사과, 동아, 밀, 모기 등 별칭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이제

막 결성되어 전열을 가다듬는 단계지만 남성중심적인 내용의 노래의

가사를 바꿔 부르며 여성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기성 질서에 도전하려

한다.

이들 밴드는 아직은 희소가치 때문에 환영받지만, 확실한 실력을 보

여줘 “여자치고 제법이네”라는 소리를 일소 하고 싶은 것이 공통

적인 바람이다.

그러나 이들이 꿈을 이어나가기에는 난관도 만만치 않다. 클럽 내

연주활동이 아직은 불법이기 때문에 출연료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경제적 어려움이 적지않다. 주위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상대적으

로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록스타’의 베이스 송민정 씨는 우스

갯소리로하는 ‘아줌마가 무슨 음악이야’라는 말을 듣고 충격받았

단다. 집에서도 학생 때까지만 해도 봐줬지만 졸업 후에는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질책을 받는다. 이런 이유들로 여성들

은 음악활동을 오랫동안 이어가기 어렵고 전통을 세워나가기도 어렵

다고 한다.

최근 3인조 여성 밴드 이야기를 다룬 영화 〈질주〉가 캐스팅 작업

에 들어갔다. ‘록스타’나 ‘슈퍼마켓’은 이를 계기로 여성 밴드

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들이 진정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펼칠

수있는 무대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최이 부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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